뉴스데스크백승우

[단독] '세월호 CCTV' 복원했더니…'1박2일'·'강남스타일'이?

입력 | 2021-07-13 20:12   수정 | 2021-07-13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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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현재,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특검 수사가 진행 중인데 핵심은 증거 조작과 편집 의혹, 즉, 세월호 CCTV 데이터가 조작된 건 아닌지 밝혀 내는 겁니다.

MBC는 2014년, 참사 4개월 만에 복구된 세월호 CCTV 데이터 전부를 확보해서 전문가들과 따로 검증해 왔는데 이상한 걸 발견했습니다.

CCTV 영상으로만 가득 해야 할 자리에 TV 예능 프로나 ′강남 스타일′ 같은 노래 파일이 무더기로 나온 겁니다.

먼저, 백승우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세월호에 설치된 64대의 CCTV가 배 구석구석을 비춥니다.

조타실을 나와 바람을 쐬는 선원과 통제구역 복도를 지나다니는 승무원, 또 식당과 매점을 이용하는 단원고 학생들도 보입니다.

이 영상은 CCTV 저장 장치, DVR에 남아 있던 파일 일부를 지난 2014년 복원해 법원에 제출한 것들입니다.

작년 말, MBC는 당시 복원됐던 파일 전체 3.68 테라바이트 분량을 세월호 유가족들로부터 입수해 분석했습니다.

″데이터가 있습니다. 여기서 복구를 눌러보겠습니다.″

그런데 복원한 파일 가운데 특이한 영상이 속속 드러납니다.

지난 2010년 KBS 예능 프로그램인 ′1박2일′을 편집한 영상입니다.

촬영한 곳은 세월호와 쌍둥이 배로 불렸던 오하마나호.

분량은 각각 1분44초와 2분5초 길이, 2개의 파일로 돼 있습니다.

″강남 스타일″

노래도 있습니다.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김건모의 빗속의 여인 등 15곡, 전체 1시간 분량입니다.

CCTV 영상과 전혀 상관없는 음원과 영상이 복원한 파일에 포함돼 있는 겁니다.

[김진국 대표/포렌식전문업체]
″원본의 데이터를 온전하게 잘 들어온 건지를 사실 (데이터 복원) 추후에 다시 한 번 검증을 해봤어야죠. 그런데 그런 과정은 없었던 것 같아요.″

추적한 결과 이들 영상의 출처는 세월호에 있던 노트북 컴퓨터였습니다.

이 컴퓨터 안에는 실제로 ′1박2일′ 프로그램이 편집된, 5분52초 분량의 영상이 담겨 있었습니다.

CCTV 저장장치에 있던 영상과 비교하면 일부가 2개로 나뉘어졌을 뿐, 내용은 정확히 일치합니다.

노래 파일 역시 이 컴퓨터 안에서 그대로 발견됐습니다.

의문점은, 당시 이 노트북이 선내 방송에 영상을 띄우거나 노래를 재생하기 위해 쓰였을 뿐, CCTV 저장장치에는 어떤 식으로도 연결돼 있지 않았다는 겁니다.

[이상진 교수/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누군가 컴퓨터에 손을 대지 않았다고 한다면 CCTV 영상만 있어야 하는 게 원칙입니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그건 있을 수 없는 거고요.″

이번 복원 파일 검증은 MBC가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이상진 교수팀과 또 다른 민간 포렌식전문업체와 함께 진행했습니다.

MBC뉴스 백승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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