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공윤선

올림픽 유적지 위협하는 불길…그리스 폭염 속 산불

입력 | 2021-08-07 20:25   수정 | 2021-08-07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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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유럽은 기록적인 폭염이 계속되면서 곳곳에서 대재앙 수준의 산불이 번지고 있는데요.

터키에 이어 그리스에서도 지난주부터 150개가 넘는 산불이 국토 전역을 집어삼키고 있습니다.

수도 아테네 주변엔 대피령이 내려졌고, 고대 올림픽 발상지도 위기에 놓였습니다.

공윤선 기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그리스 수도 아테네 북쪽에 위치한 에비아섬, 시뻘건 화염이 산등성이를 집어삼킨 가운데 주민 1천여 명이 섬 밖으로 향하는 여객선에 황급히 오릅니다.

몸이 불편한 노인들은 의자에 앉은 채 배에 실려, 대피 행렬에 동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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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 인근 또 다른 마을, 하늘이 온통 연기와 재로 뒤덮였습니다.

낮인지 밤인지조차 분간하기 어렵습니다.

까맣게 그을리고 잿더미가 된 농장과 건물들, 불탄 동물들의 사체까지 거리를 나뒹굽니다.

가까스로 살아 남은 생명체들의 운명도 위태롭기만 합니다.

[마리노스/그리스 농부]
″대재앙입니다. 거센 바람과 함께 한낮에 시작된 불에 집들이 타고 많은 동물들도 타죽었습니다.″

40도 넘는 폭염이 일주일째 계속된 그리스에선 최근 나흘새 산불 150여 건이 속출했습니다.

아테네 북부에서 시작된 산불은 강풍을 타고 손 쓸 틈 없이 전국으로 번졌습니다.

아테네 외곽과 에비아 섬 등의 마을 수십 곳엔 대피령이 내려졌습니다.

화마는 고대 올림픽의 발상지인 올림피아도 위협하고 있습니다.

성화가 채화되는 헤라 신전은 물론 고대 경기장 유적지 바로 뒷산에서도 불길이 치솟자, 그리스 총리는 급히 현장을 찾아 진화 작업을 점검했습니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그리스 총리]
″세계적 상징인 올림피아를 지키기 위해 싸워주신 모든 분들께 매우 감사드립니다. 다행히 유적지와 주변이 (산불에) 완벽하게 보호돼 온전하다고 합니다.″

올 여름 기록적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남부 유럽은 산불로도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지난달 시작된 사상 최악의 산불로 최소 8명이 숨지고 수만 명이 대피한 터키에 이어, 북마케도니아는 동부에 산불이 번지면서 어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MBC뉴스 공윤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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