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고현승

입원 대기 중 태어난 아기 사망…日, 사실상 '의료 붕괴'

입력 | 2021-08-19 20:33   수정 | 2021-08-19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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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일본에서는 하루 확진자 수가 2만 명을 넘어서는 등 코로나 환자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의료 체계가 사실상 붕괴된 상황입니다.

확진 판정을 받고도 병상이 부족해서 입원을 못했던 한 산모가 집에서 출산을 했는데, 아기가 응급 처치를 받지 못해서 숨지는 일도 발생했습니다.

도쿄에서 고현승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17일 도쿄 인근 지바현 가시와시,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병상 부족으로 집에서 대기 중이던 30대 임산부가 하혈이 계속돼 응급차를 불렀습니다.

하지만 입원할 수 있는 병원은 없었고, 결국 집에서 출산했습니다.

8개월 만에 태어난 아기는 응급처치가 필요했지만 받지 못했고, 뒤늦게 병원으로 옮겼지만 이미 숨진 뒤였습니다.

[쿠마가이 토시히토/지바현 지사]
″이번 임산부를 포함해 입원해야 할 분들이 좀처럼 입원할 수 없는 상황은 우리로서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앞서 지바에선 입원을 요청한 60대가 닷새를 기다리다 집에서 숨졌고, 지난 12일엔 도쿄에서도 입원을 못한 40대 여성이 갑작스런 증세 악화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이른바 ′자택요양자′는 지난 11일 기준 7만 4천여 명, 매일 큰 폭으로 늘고 있습니다.

현재 일본 47개 광역단체 중 40곳이 감염 단계 중 가장 높은 4단계 ′감염 폭발′ 상황입니다.

통계상으론 병실의 70-80%가 차 있는데, 실제로는 중증환자가 아니면 입원할 수 없고 집에서 갑자기 악화되면 손을 쓸 수 없는, 사실상 의료 붕괴 상황입니다.

[가토 가쓰노부/관방장관]
″의료가 매우 심각한 상황이 됐다는 것이 사실이고, 실제로 이런 사건들은 코로나 감염과 관계된 것입니다.″

임시방편으로 도쿄도 등 지자체들은 비어 있는 호텔 등을 이용해 ′산소 스테이션′을 서둘러 만들고 있습니다.

자택요양 중 호흡곤란 상태가 된 확진자들이 입원하지 못할 경우, 임시로 산소호흡기를 쓸 수 있는 시설입니다.

오늘 일본의 신규 확진자는 2만 5천 명을 넘어 다시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확진자의 90% 이상이 감염력이 강한 델타변이로 추정되고 있어 확산세를 잡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도쿄에서 MBC뉴스 고현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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