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민욱

[집중취재M] 식탁 위 '밥·김치'도 못 피하는 '지구 온난화'의 위협

입력 | 2021-08-20 20:37   수정 | 2021-08-20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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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우리가 매일 먹는 밥과 김치, 어쩌면 귀한 음식이 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지금처럼 지구 온난화가 계속되면 머지않아서 쌀과 여름 배추 생산이 크게 줄 수도 있기 때문인데요.

기후 위기가 우리 밥상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김민욱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쌀밥에 미역국.

생선구이와 김치.

그리고 여름이 제철인 옥수수가 후식으로 준비된 밥상입니다.

특별할 것 없는 이 밥상.

하지만 기후변화가 이 평범한 밥상조차 위협하고 있다는 거 알고 계신가요?

지난달, 제주시 구좌읍의 한 옥수수밭.

제주농업기술원에서 열대거세미나방 예방관찰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열대거세미나방은 수백 킬로미터를 날아 중국에서 옵니다.

지난 2019년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에서 처음으로 확인된 열대거세미나방은 이제 해마다 봄철이 되면 우리나라 남서부 각지에서 발견되고 있습니다.

제주도에 포획장치를 설치해 확인한 결과 우리나라에 날아오는 양이 급격히 늘고 있습니다.

[김정훈 농촌지도사/제주농업기술원]
″(중국 남부 기온 상승으로) 월동 개체 수가 증가하고 국내로 날아오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열대거세미나방이 옥수수를 비롯해 벼과 식물 전체에 큰 피해를 입힌다는 겁니다.

[현인자/제주시 구좌읍]
″알갱이가 이렇게 줄줄이 다 벌레 먹어가지고 없는 경우가 있거든요.″

[김동순 교수/제주대 생명자원과학대학]
″(열대거세미나방은) 옥수수 타입하고 벼를 가해하는 벼 타입이 있는데/ (벼 타입이) 중국 남부를 타고 와서 우리나라로 금방 올 거에요.″

열대거세미나방은 하나의 사례에 불과합니다.

지금과 같은 기온상승이 계속된다면 21세기 말에는 쌀 생산량이 25%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국인의 필수 음식 김치는 어떨까?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

기온에 따른 김장 채소의 성장 차이를 알아보는 실험이 진행 중입니다.

낮 섭씨 20도, 밤 14도에서 자란 배추는 한눈에 봐도 싱싱해 보이지만, 이보다 평균 기온이 6도만 올라가도 배춧잎이 노랗게 변해 버립니다.

실제로 강원도 고랭지에서는 급속한 기후변화로 재배 면적이 절반 이상 줄었습니다.

[문경환 연구관/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
″(고랭지에서) 배추를 못하니까 사과를 재배를 한다든지 그런 쪽으로 작목 전환이 굉장히 많이 이루어지고 있어요.″

여름 배추 수확량이 줄면서 배추 가격의 변동성이 심해지고 자연스레 소비자의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후변화는 해산물 생산도 위협하고 있습니다.

부산 앞바다.

국립수산과학원 연구원들이 플랑크톤 채집 장비를 바다로 내려보냅니다.

먹이사슬의 가장 아래에 있는 식물 플랑크톤은 바다 생태계의 가장 중요한 존재입니다.

하지만 한반도 연근해의 표층 수온이 지난 50년 동안 1.2도 이상 오르면서 유해한 플랑크톤이 늘었습니다.

[이상헌 교수/부산대 해양학과]
″생산성을 높게 만드는 큰 종의 식물 플랑크톤들이 없어지고 작은 사이즈의 식물 플랑크톤들이 이제 증가가 된다라는 거죠.″

그 결과 다른 지역에 비해 수온 상승 속도가 빠른 동해에서는 잠재적인 수산생산력 뜻하는 ′기초생산력′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주희태 연구원/국립수산과학원]
″북태평양 같은 지역들이 거의 9% 정도 1차 생산력이 감소한다 하는 이야기를 했으면 동해는 같은 기간에 봤을 때 약 13% 정도 감소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기후변화로 미래에 식탁에서 보기 힘들어질 수 있는 음식들을 뺐더니 밥상이 텅 비어버렸습니다.

기후위기가 불러올 가장 큰 재앙, 먹거리 위기가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민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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