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임소정

팔로워 늘리고 반론도 열심…탈레반도 'SNS' 총력전

입력 | 2021-08-21 20:24   수정 | 2021-08-21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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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이런 상황에서 탈레반은 이미지 관리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과거와 달리 언론 인터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SNS를 활용해 테러리스트 이미지를 벗으려고 하고 있는데요.

여성 등의 인권이 위기에 몰려있는 상황에서 이런 이미지 관리가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임소정 기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지난 19일 탈레반 정치국 대변인의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동영상입니다.

하얀 히잡을 쓴 소녀들이 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여성 탄압에 대한 악명을 의식한 듯 ″소녀들이 더 안전한 국가에서 다시 시작하게 돼 기뻐하고 있다″고 적었습니다.

″계속 배우고 발전할 수 있어서 신께 감사합니다.″

탈레반은 최근 SNS를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수도 카불을 점령한 15일엔 60개가 넘는 트윗을 올렸고, 16일엔 직접 시민들을 인터뷰하며 이들이 ″탈레반을 환영하고 있다″고 썼습니다.

뉴욕타임스가 집계한 탈레반이나 친탈레반 SNS 계정은 100개를 넘어섰습니다.

지난 9일 기준 탈레반 공식 페이지의 팔로워도 이전보다 120% 늘었습니다.

전문가들은 탈레반이 해시태그 기능까지 완벽히 활용하는 등 ″정교한 미디어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며 ″홍보전문가를 고용한 게 틀림없다″고 추측하기도 했습니다.

20년 전엔 불경하다며 전면 거부했던 언론 인터뷰도 지금은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떠나려는 민간인들을 막기 위해 탈레반이 폭력을 휘두르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허가증 없이 공항에 와 혼란을 일으켜 돌려보낸 것″이라며 즉각 반박 인터뷰를 하는 식입니다.

[수하일 샤힌/탈레반 대변인]
″그 영상은 가짜입니다. 만약 누구라도 자신의 삶을 위협받은 사람들이 있다면, 우리는 단호히 조사에 나설 것입니다.″

이는 테러리스트 집단의 이미지를 벗고, 국제사회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게 공통된 분석입니다.

소셜미디어 기업들은 당황하는 모습입니다.

페이스북과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은 최근 탈레반과 관련된 모든 계정을 일단 차단했습니다.

반면 트위터는 아프간 탈레반이 미국이 정한 테러리스트 명단에 포함되지 않아 차단할 근거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내부 기준으로는 탈레반이 오히려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도 트위터의 사용 기준을 더 잘 지키는 셈이어서 트위터가 탈레반의 선전전술에 활용되는 것을 보면서도 어쩌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MBC뉴스 임소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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