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조희형

[단독] 집요하게 따라다니며 "문자 지워"…지워진 '그날' 성폭행?

입력 | 2021-09-03 20:10   수정 | 2021-09-03 20:14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올해 16살인 줄넘기 국가대표 선수가 코치한테서 1년 넘게 성폭행을 당해 왔다는 의혹, 이 코치가 성폭행을 한 뒤에 성 관계를 요구하는 문자 대화를 삭제하도록 강요했다는 증언이 추가로 나왔습니다.

경찰은 성폭행이 주로 발생했다는 코치의 집 주변 CCTV를 입수해 정밀 분석하고 있습니다.

조희형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리포트 ▶

16살 줄넘기 국가대표 A양과 26살 코치의 카카오톡 대화내용 목록입니다.

그런데 지난달 말, 오후 3시 55분부터 7시 48분까지 약 4시간 동안 125건의 대화 내용이 지워져 있습니다.

그날 이 시간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A양 어머니]
″(코치가) 관계하자고 카톡에다가 말한 게 있나봐요. 그거 확인을 하고 나면 ′지워′. 보는 데서 지울 때까지 집요하게 쫓아다니면서…″

그러니까 코치는 A양에게 성관계를 강요하는 메시지를 보냈고 자신의 집으로 A양을 데려가 성폭행한 뒤 카카오톡의 대화 내용을 지우도록 강제했다는 겁니다.

[A양 어머니]
″본인이 뭐 나쁜 말을 했거나 증거가 될 것 같은 것은 다 삭제하라고…(코치가) 파렴치한데 아이는 지우라고 하면 시키는 대로 안 할 수가 없잖아요.″

A양은 손으로 쓴 진술서에서 ″코치는 이 일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있었던 일들을 부모님께 말하지 않기를 원했다″고 적기도 했습니다.

해당 코치는 왜 지우라고 했는지 정확히 해명하지 않았습니다.

[코치]
″(피해 내용을 추측할 수 있는 내용을 지우라고 지시했다 들어서요.) 제가 그것도 나중에 말씀드려도 될까요?″

경기 의정부경찰서는 대화내용이 삭제된 날 성폭행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코치의 집 주변 동선이 담긴 CCTV 영상을 확보해 분석하고 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스포츠 성비위와 비리 등을 조사하는 스포츠윤리센터도 즉각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스포츠윤리센터 관계자]
″피해자 지원과 사건 조사를 병행하면서 사실로 확인되면 지도자 자격 취소 요청 등 일련의 징계 요청을 할 계획입니다.″

체육계는 고 최숙현 선수 사건을 계기로 스포츠 지도자의 가혹행위가 확인되면 영구 퇴출시키겠다고 발표한 바 있어 조사 결과가 주목됩니다.

MBC뉴스 조희형입니다.

영상취재 : 허원철, 장영근 / 영상편집 : 장예은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