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윤상문

추천 알고리즘에 10대 무방비 노출‥"담배회사 같아"

입력 | 2021-11-03 20:23   수정 | 2021-11-03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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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그들은 우리의 시간을 빼앗기 위해 더욱 강력한 무기로 무장 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개인 정보를 그러 모은 방대한 빅데이터, 또 그걸 이용한 추천 알고리즘 입니다.

일단 한 번 들어가면 덫에 걸린 것처럼 쉽게 헤어나질 못하는데요,

특히 10대 들이 무방비로 노출돼 있습니다.

이어서 윤상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10대 소녀들의 틱 장애 증가가 틱톡 때문일지 모른다.″

2주 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입니다.

미국, 캐나다, 영국에서 틱 장애를 호소하는 10대 여학생들이 갑자기 늘어났는데, 이들의 공통점은 소셜미디어 <틱톡>이었다는 겁니다.

틱톡에는 엄청나게 많은 틱 장애 영상들이 올라와 있고, 전체 조회수는 90억 회가 넘습니다.

10대 여학생들이 이런 영상을 보다가 틱 장애를 따라하게 됐을 수 있다는 겁니다.

틱톡은 15초에서 1분짜리 짧은 동영상 플랫폼입니다.

한국의 10대들도 틱톡에 빠져 있습니다.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콘텐츠도 많습니다.

한 번 클릭하면, 알고리즘은 계속해서 비슷한 영상들을 추천합니다.

틱톡의 선풍적 인기에 놀라, 유튜브와 인스타그램도 이런 짧은 동영상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결국 빅테크 기업들이 미국 의회 청문회로 불려 나왔습니다.

[리처드 블루멘탈 / 미국 상원 소비자보호위원회]
″거대 담배회사들처럼, 빅테크 기업들도 해로울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10대들을 유혹해왔습니다.″

페이스북은 ″인스타그램이 10대들의 정신건강에 해롭다″는 자체 연구결과를 숨겼다는 내부 폭로까지 나왔습니다.

[프랜시스 하우겐 / 페이스북 내부고발자 (영국 의회 청문회)]
″아이들은 이제 잠들기 직전까지 잔인한 걸 보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해로운 말들을 봅니다. 정말 최악입니다.″

전문가들은 ′미디어 중독′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오홍석 /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중독특임이사]
″영상을 개인에 맞춰서 제공하는 부분들이 중독과 관련된 어떤 상태를 만들 가능성에 대해서 우려하고 있고, 추후 연구가 필요한 분야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빅테크 기업들의 이런 행태를 본격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했지만, 아직 한국에서는 이렇다 할 연구조차 없습니다.

MBC뉴스 윤상문입니다.

영상편집: 김정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