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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욱
또 다른 플라스틱 폐기물 '헌 옷'‥60% 이상 합성섬유
입력 | 2021-11-12 20:18 수정 | 2021-11-12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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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우리가 입는 옷의 60% 이상은 플라스틱인 합성 섬유로 만들어지는데요.
옷을 버리는 게 플라스틱을 버리는 것과 같다는 얘기입니다.
의류 폐기물들이 갈수록 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전적으로 수출에 의존해서 처리를 하고 있는 상황 입니다.
우리가 버리는 헌 옷, 얼마나 많고, 어떻게 처리가 되는지, 또 친환경적인 대안은 없는지 김민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헌옷수거업체 직원이 수도권 한 아파트 단지의 의류수거함을 엽니다.
헌옷들이 줄줄이 쏟아져 나옵니다.
[헌옷 수거업체 직원]
(3일 전에 오셨는데도 지금 또 이만큼 찬 거네요?)
″예예. 그런데 평일에는 약간 적고, 주말 지나고 나면 많습니다.″
버려진 옷들이지만 아예 못 입을 것 같은 옷들은 없습니다.
거의 새것처럼 보이는 운동화도 나왔습니다.
제법 상태가 멀쩡한 고가의 수입 핸드백도 버려졌습니다.
[헌옷 수거업체 직원]
(이런 것들도 이렇게 넣는 분들이 계세요? 명품 같은 것들도?)
″예예. 서울 쪽에 가면 더 많이 나옵니다.″
경기도 광주의 한 헌옷수출업체.
헌옷이 말 그대로 산더미처럼 쌓여있습니다.
전국에서 수거된 헌옷들은 대부분 이렇게 수출업체로 모입니다.
[이철중/헌옷 수출업체 생산과장]
″중량으로 따지면 하루에 15톤에서 20톤 사이 이렇게 생각하시면 됩니다. 장수는 솔직히 어떻게 구분하기 힘드네요.″
수거된 헌 옷들은 보시는 것처럼 대부분 멀쩡한 옷들입니다.
이 두툼한 외투는 당장에라도 입을 수 있을 것 같은 상태고요.
이 유명 스포츠 의류 브랜드의 기능성 의류도 특별히 손상된 곳은 없어 보입니다.
헌옷들은 다시 종류와 상태별로 나누어져 압축 포장됩니다.
이 업체에 들어오는 옷 중 90%가량은 동남아 등지로 수출되고 나머지는 소각됩니다.
우리나라는 매년 30만 톤 가량의 헌옷을 수출하고 있습니다.
바꿔 말하면 매년 30만 톤 이상의 옷이 버려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동남아로 수출해 그 나라 사람들이 입으면 재활용으로 볼 수도 있지만 재활용 옷도 결국에는 소각이나 매립을 통해 버려집니다.
지구 전체로 보면 환경 오염을 피할 수 없는 겁니다.
옷의 60% 이상은 플라스틱인 합성섬유로 만들어지는데 분해되는데 수 백 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단추나 지퍼 같은 부자재도 많아서 플라스틱 성분만 따로 분리해 재활용하기도 어렵습니다.
어쩔 수 없이 민간 수출에 의존하고 있지만 업체들은 입지 선정이나 사업 허가 등에서 불이익이 크다고 말합니다.
[유종상/한국의류·섬유재활용협회장]
″물건을 단순 분류해서 외국으로 수출을 하는데 입지 제한이 걸려 있는데, 이거는 좀 법이 잘못되어 있다는 거죠.″
필요한 만큼 옷을 사 입고 최대한 오래 입는 게 최선이지만 헌 옷을 친환경적으로 재활용하는 방안도 필요합니다.
이 건축자재 생산업체는 헌옷과 버려지는 섬유를 이용해 건축자재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박준영/섬유 재활용 건축자재 업체 대표]
″수명이 일반 건축자재보다는 훨씬 좋고. (시범주택) 전기세가 한 달에 몇천 원 정도 나오지 않을 정도로 그렇게 단열도 되게 좋고.″
안 입는 옷을 다른 사람과 바꿔 입는 이 교환 행사에는 입소문을 타고 찾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고 있습니다.
[박소민(좌)·은정(우)/서울 종로구]
″(전에는) 많이 사고 많이 안 입고 많이 버렸죠. (이제는) 자주 안 사려고 노력은 해요. 입는 옷을 오래 입으려고 하고.″
무엇보다 대량 생산과 소비를 부추기는 거대 의류 기업들의 영업 행태가 바뀌어야 합니다.
[정주연/다시입다 연구소 대표]
″(의류 생산) 시스템이 바뀌지 않는 한 의류가 환경을 파괴하는 건 계속될 거라고 생각이 되고요. (기업들이) 원료부터 그런 순환이 가능한 것부터 사용할 수 있도록…″
MBC뉴스 김민욱입니다.
영상편집: 류다예/영상취재: 이지호, 노성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