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권기만

50년 만에 돌아온 '열목어'‥자연 번식 '치어'도 확인

입력 | 2021-11-15 20:34   수정 | 2021-11-15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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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1급수 청정 지역에만 사는 열목어가 강원도 평창군 오대 천에 서식하고 있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오대천에서 자취를 감춘 지 50년, 서식지 복원사업을 시작한 지 9년 만인데, 생태계 회복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가 되고 있습니다.

권기만 기자가 전해 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겨울이 성큼 다가온 평창 오대산 계곡.

맑고 차가운 계곡물 속에 어른 팔뚝만 한 물고기가 유유히 헤엄치고 있습니다.

10cm 안팎의 치어 수십 마리는 월동을 위해 떼를 지어 다닙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열목어입니다.

하얀 물보라 아래 20마리 이상의 열목어가 옹기종기 모여 강한 물살을 온몸으로 느낍니다.

깊은 물 속에는 크고 작은 열목어 가족들이제집인 듯 편안히 노닐고 있습니다.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려고 연신 지느러미를 흔들지만 제자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물 위로 수차례 힘껏 뛰어올라 보지만 보를 넘기는 역부족입니다.

1971년 오대천에 절멸된 것으로 확인된 열목어가 다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강희진 과장 / 오대산국립공원사무소]
″열목어는 계곡 내에 포식자로 생태계 균형을 맞추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종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열목어 복원은 수생태계 회복과 생물 다양성 증진에 이바지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2012년에 시작된 이곳 오대천 열목어 서식지 복원사업이 10년 가까이 지나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6년여 동안 5천여 마리의 치어를 방류했고, 계곡 내 인공구조물을 철거해 물고기들이 다니는 길도 마련했습니다.

복원 사업이 진행된 7개 지점 가운데 6곳에서 안정적 서식이 확인됐습니다.

[최재석 박사 / 강원대어류연구센터]
″치어라든가 큰 성어들이 거기 몰려와 있다는 의미는 얘네들의 삶의 터가 거기란 얘기고, 주된 서식지라는 얘기죠. 완전히. 정착을 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열목어는 깨끗한 1급수에만 사는 대표 토종 어종입니다.

수질 오염과 기후 변화로 사라졌던 열목어가 50년 만에 옛 서식지로 돌아와 다시금 수생태계의 균형과 건강을 지키는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MBC뉴스 권기만입니다.

영상취재: 차민수(원주) / 영상제공: 오대산국립공원사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