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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명찬
"이영복 회장 차에 수십억 원…'계약금'으로 줘"
입력 | 2021-03-12 06:40 수정 | 2021-03-12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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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지난 2016년, 부산 해운대에 있는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엘시티의 실소유자인 이영복 회장이 분양권을 정관계 로비로 썼다는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지난해 말에서야 고발된 43명 중 이 회장의 아들 등 회사 관계자 2명만 기소하는 것으로 수사를 마무리했는데, 최근 전현직 법조인과 장관 등 유력인사 100여 명이 특혜 분양을 받았다는 진정서가 또다시 접수됐습니다.
임명찬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리포트 ▶
제목은 ′해운대 LCT′.
국회의원과 전 장관, 재계, 금융계 회장, 언론사 사장 등 100여명의 이름과 전화번호, 그리고 이들이 원하는 층수와 평형이 자세히 적혀있습니다.
최근 경찰에 제출된 엘시티 특혜 분양 문건은 언제 어떻게 만들어진걸까.
엘시티 측은 미분양을 대비해 분양팀에서 만들었을 뿐 특혜 분양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문건 작성 과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MBC와의 인터뷰에서 ″이영복 회장과 아들 이창환씨가 지인들을 관리할 목적으로 직원들이 문서로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분양팀이 다 그만둬서 문건에 대해 알 수 없다는 주장도 터무니 없다고 했습니다.
문건 파일 작성자만 확인해도 분양 업무와 전혀 상관 없다는 걸 알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워낙 소수의 사람들만 개입해 시행사도 문건의 존재 자체를 몰랐다는 겁니다.
문서 작성시기는 2015년 10월 27일, 정식 계약 하루 전이었습니다.
이 관계자는 이날 이영복 회장이 수십억원을 차에 싣고 다니며 문건에 등장하는 이들에게 계약금 5천만원씩을 나눠줬다고 전했습니다.
또, 이들이 원하는 곳을 주기 위해 전망이 좋은 로얄층 분양권을 사들였다고도 말했습니다.
문서에 등장하는 이들 중 엘시티에 거주중인 사람들을 찾아가 봤습니다.
고법원장 출신 변호사 이 모 씨는 이영복 회장으로부터 분양 제안을 받은 사실은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특혜 의혹에는 선을 그었습니다.
[이 모씨/고등법원장 출신 변호사(엘시티 거주)]
″그때는 분양이 불확실했어요. 미분양될 것을 우려해서 홍보도 많이 하고 로비도 하고 해서 자기 나름대로 명단을 적었는데… (이영복 회장님께서?) 네, 했을 겁니다.″
75평 30층을 요청한 것으로 돼있는 철강회사 회장 신 모 씨는 그런 사실 자체가 없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 문건의 존재가 처음 보도된 지난 8일 이영복 회장의 아들 이창환씨는 지인에게 큰일났다며 전화를 했습니다.
[이영복 회장 아들-지인 통화(지난 8일)]
″이거를 문제를 계속 불거지게 하고 터뜨리면 어떻게 되냐고… 우리 아버지만 다치는 거잖아요, 이러면…″
경찰은 해당 문건 작성자 등을 상대로 문건을 만들게 된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임명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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