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세대주택이나 오피스텔을 사들여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싸게 빌려주는 건데, 이 사업이 LH 전현직 직원들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한 사례가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서유정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경남 창원시의 다세대주택.
건물 주인은 한국토지주택공사, LH입니다.
LH 경남본부는 4년 전 이 집을 24억 3천만 원에 사들였습니다.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싸게 임대해주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MBC 취재결과 이 집을 지어 LH에 판매한 사람이, LH 전직 직원으로 드러났습니다.
LH 경남본부에서 2015년 2급으로 퇴직한 김 모 씨입니다.
LH 경남본부는 김 씨가 건물을 다 짓자마자 한 달 만에 바로 사줬습니다.
김 씨는 자기는 이미 퇴직한 뒤여서,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김OO / LH 전직 부장]
″저는 2015년도에 나왔습니다. 정년 퇴임했습니다. 직원 신분으로는 아예 안되죠. 큰일 나죠.″
혹시 이 건물 말고 다른 건 없을까?
[김OO / LH 전직 부장]
″가족 해봐야 우리 집사람하고 나하고 둘인데 없습니다. 가족도 근무 기간에는 못해요. (LH가) 사지를 않는데 아예 뭐.″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LH 경남본부가 경남 양산시에서 31억 원을 주고 사들인 두 개의 건물.
소유주는 둘 다 윤 모 씨입니다.
두 사람은 모두 김 씨의 처남입니다.
당시 김 씨는 LH 경남본부 주택사업부의 현직 부장이었습니다.
가격도 비싸게 쳐줬습니다.
당시 이 동네에서 LH가 사들인 비슷한 크기의 건물들과 비교해봤더니, 최고 1.5배 더 비싸게 사줬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경남 양산시의 또 다른 건물, 그리고 부산 동래구와 경남 김해시의 건물.
이 석 채의 건물들은 모두 김 씨 부인이 지었습니다.
LH는 김 씨 부인의 건물 세 개를 사들이는데 69억 7천만 원을 썼습니다.
김 씨는 이런 사실을 뒤늦게 시인했습니다.
[김OO / LH 전직 부장]
″한 동당 1억 정도 남는거 같더라고요. 돈도 크고. 우리 처남 두 사람 명의를 다 가져오게 됐죠. 기자님 말씀하시는 것처럼 ′야매(편법)′로 좀 했고. 그때는 내가 별로 문제가 없다 그랬는데 LH 사건이 터지다 보니까 문제가 될 수 있는데.″
LH는 이런 일을 막기 위해 ″현직 직원과 배우자, 직계 가족의 주택은 LH가 구입할 수 없다″고 정해놨습니다.
하지만 전직 직원에 대한 제한 규정은 아예 없습니다.
김 씨는 직계 가족 제한 규정을 피해가려고, 처남들 명의를 끌어들인 것으로 보입니다.
김 씨는 현직 직원들과 공모한 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김OO / LH 전직 부장]
″직원들한테 부담은 절대 안 줬습니다. 팔아 달라는 말도 안 하고. 내 용돈 좀 벌고.″
LH가 사들인 김 씨 본인과 그 가족들 소유의 건물은 모두 6개.
주택 수로는 107채, 금액은 125억 원이 넘습니다.
MBC뉴스 서유정입니다.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