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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훈
"자살이라도 할래?"…대대장의 집요한 제보자 색출
입력 | 2021-05-26 07:11 수정 | 2021-05-26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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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얼마 전 군이 부실 급식 실태를 제보한 병사를 색출하려다가 혼쭐이 난 적이 있었죠.
육군 한 부대에선 상급자들의 폭언을 제보했지만 대대장은 오히려 집요한 색출에만 집중했고, 반 년이 넘도록 달라진 건 없습니다.
정동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지난해 10월, 강원도 철원 한 부대의 신임 장교는 최고 지휘관인 대대장에게 편지를 보냈습니다.
상급자들의 폭언과 부당한 업무 지시에 대해 문제 제기했는데, 개선되지 않고 더 심해지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부대는 고충 해결은 커녕 편지 작성자 색출에 나섰습니다.
대위 이하 모든 장교들이 한 명씩 대대장실로 불려 들어갔습니다.
[A 중위]
″(마음의 편지 쓴) 종이 던지면서 읽어보라고 하면서 이거 니가 쓴 거 아니냐. 니가 쓴 거 맞지 않냐.″
출타 중인 장교들에겐 전화로 캐물었습니다.
[B 중위]
″다짜고짜 ″어 너 머 나한테 할 말 있지? 할 말 없어?″ 계속 제가 대답할 때 까지 이제 한 5분 10분 동안 계속 압박을 하셨고..″
신임 장교들은 많게는 2주간 10차례나 불려가야 했습니다.
대대장은 이들에게 전역한 뒤 취업에 불이익을 줄 수 있단 말도 했습니다.
[김 모 대대장]
″너 군경력증명서 어떻게 나오는지 알지?″
″몰라?″
[B 중위]
″(잘 모릅니다.)″
[김 모 대대장]
″너에 대한 생활 태도나 이런식으로 다 나와..(입사 지원한 회사에서) 나한테 전화 와..″
제보자로 지목된 당사자들은 부대 내 단체 카톡방에서 제외됐고, 이른바 ′왕따′가 됐습니다.
[A 중위]
″(대대장이) 너 자살이라도 할 거니? 남자가 죽으면 안돼″ 이러시는 겁니다. 솔직히 많이 힘들었고.(한숨)″
결국 이 사실이 외부로 알려지면서 대대장은 감찰 조사를 받았습니다.
관련법은 지휘관이 권한을 이용해 신고자의 신원을 파악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지만, 군이 내린 조치는 가장 낮은 ′견책′이 전부였습니다.
심지어 피해자와 가해자 분리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육군은 조사 결과 경징계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조치했고, 징계 이후에도 보복이 있었는지 추가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정동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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