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스피드스케이팅 500미터에서 은메달을 딴 차민규 선수가 시상대 앞에서 한 동작이 중국에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시상대에 오르기 전 시상대 위를 손으로 쓸어내리는 동작을 했는데요.
차 선수는 큰 의미가 없는 동작이었다고 밝혔지만 중국에서는 편파판정에 대한 항의라며 욕설과 막말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조희형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어제 스피드스케이팅 500미터 메달 수여식.
은메달을 차지한 차민규가 시상대에 오르기 전 갑자기 몸을 숙입니다.
그리고는 시상대 위를 손으로 가볍게 두 번 쓸어내립니다.
차민규는 자신의 세리머니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습니다.
[차민규/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갑작스럽게 그냥 앞에 시상대에 좀 먼지가 있는 것 같아서 남은 경기도 이제 뭐 좋게 치르자는 의미로도 한 것 같아요.″
하지만 이 세리머니에 중국은 난리가 났습니다.
먼저 우리 선수들에게 막말을 쏟아냈던 중국 해설위원 왕멍이 포문을 열었습니다.
[왕멍/중국 쇼트트랙 국가대표 출신 (SNS 실시간 방송)]
″이기지도 못했으면서 왜 시상대를 닦고 있는거죠? 닦으면 이길 수 있나요?″
(컬링처럼 빨리 닦으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나봐요.)
그러자 차민규의 이 행동이 편파 판정에 대한 항의의 의미라며 중국 네티즌들의 욕설과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지난 평창올림픽 당시 한 시상식에서 캐나다 쇼트트랙 선수들이 판정 항의로 추정되는 세리머니를 했는데 어제 차민규의 동작이 이와 비슷했다는 겁니다.
중국 SNS 웨이보에는 ″깨끗한 시상대가 더러운 손에 오염됐다″, ″자신의 묘비를 닦고 있다″는 조롱과 함께 차민규 사진에 욕설을 쓴 글이 공유중이고 중국의 관영매체도 올림픽 경쟁이 ′불결하고 불공평하다′는 걸 암시했다며 이번 대회 비디오 판독 기술은 평창 때보다 훨씬 정밀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예상밖의 논란이 확산되자 차민규는 ″소중하고 값진 자리여서 더 경건한 마음으로 올라가겠다는 존중의 의미였다″고 다시 한번 세리머니의 의미를 설명했습니다.
개막식 한복 논란을 시작으로 편파 판정과 세리머니 논란까지 이번 대회에서 촉발된 한중 갈등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