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권희진

접점 못찾은 62분간의 미러 대화‥쟁점은?

입력 | 2022-02-13 18:43   수정 | 2022-02-13 18:47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과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한 시간 넘게 통화했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었습니다.

미국은 러시아가 실제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강하게 제재할 거라고 말했고, 러시아는 오히려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위기를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권희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미국과 러시아 두 정상의 통화는 우크라이나의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 이뤄졌습니다.

각국 정부가 자국민들에게 우크라이나를 떠나라고 요청했고, 미국과 러시아도 대사관 일부 직원에게 철수 명령을 내렸습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가 침공하면 광범위한 고통을 받게 될 거라고 경고했습니다.

반면 러시아는 바이든 대통령이 문제 해결을 위해 제시한 대안에 러시아의 안전 보장을 위한 핵심 내용이 빠져있다고 반발했습니다.

[유리 우샤코프/푸틴 대통령 외교담당 보좌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위기가 높아진다는 얘기는 조직적으로 만들어졌고, 미국의 히스테리는 극에 달했다.″

러시아는 미국과 나토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해, 동부 돈바스 지역과 크림 반도 등의 군사적 위기를 부추긴다고 주장합니다.

특히 러시아가 2014년 병합한 크림반도는 러시아 입장에선 흑해 지배권이 달려있는 민감한 지역입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등 옛 소련 국가들의 나토 가입 금지를 문서로 약속하고, 나토의 영향력도 97년 이전 수준으로 되돌려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소련 붕괴 이후 나토가 장악한 유럽의 안보질서 자체를 바꾸겠다는 뜻이어서, 미국이 들어주기는 어려운 요구입니다.

[제성훈 교수/한국외대 러시아어과]
″러시아가 원하는 것은 유럽의 안보질서를 바꾸는 거예요. 크림반도 병합을 계기로 해서 지금까지 흘러왔던 국제 질서를 자기 중심적으로 재편성하겠다는 생각을 한 거예요. 러시아가.″

62분에 걸친 두 정상의 통화는 결국 별다른 진전없이 끝났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다만, 러시아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미국이 제시한 내용들을 다시 검토할 수 있다며 협상의 여지를 남겼습니다.

미국과 러시아는 이번 통화에서 다뤘던 모든 사안을 논의하기 위해 앞으로도 접촉을 계속하기로 합의했습니다.

MBC뉴스 권희진입니다.

영상편집:양홍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