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용주

일흔 아홉살 할머니도 사격 훈련‥"교민 100여명 떠날 준비"

입력 | 2022-02-14 19:35   수정 | 2022-02-14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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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러시아가 지금 당장이라도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다.′

이런 미국의 경고가 이어지면서, 각 나라의 교민들과 외교관들도 우크라이나를 떠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아직 남아 있는 우리 교민들 중에 백여 명이, 내일까지 추가로 출국할 예정인데요.

뉴욕에서 이용주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러시아 국경과 가까운 우크라이나 남동부의 한 도시.

네다섯 살 정도 된 아이가 소총을 만져봅니다.

유아차를 끌고 나온 여성부터 백발의 할머니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사격 훈련을 받고 있습니다.

[발렌티나 콘스탄티노프스카(79살)]
″나는 총을 쏠 준비가 됐습니다. 무슨 일이 생기면 우리집과 도시, 나의 아이들을 지킬 것입니다.″

미국 정부가 예측한 공격 시점은 이틀 뒤.

백악관은 침공이 임박했다고 거듭 강조하며 우크라이나에 있는 자국민에게 모든 수단을 동원해 탈출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의 전화 담판에도 별다른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자 철수 명령을 재차 밝힌 겁니다.

영국, 독일, 이탈리아 등 자국민에게 철수를 권고하는 나라는 계속 늘고 있습니다.

유럽안보협력기구 요원들은 이미 국경지대를 떠나 안전지역으로 대피했고, 미국과 캐나다도 대사관 직원 대부분을 본국으로 소환하고, 필수 인력은 서부 도시로 이동시켰습니다.

일본도 대사관 직원들의 대피를 명령했습니다.

우리 정부는 교민 대피에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크라이나에 체류 중인 국민은 281명으로 파악됐는데, 현지 대사관은 오늘과 내일 100여 명이 우크라이나를 떠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대사관 측은 육로 출국을 지원하기 위해 15일부터 18일까지 하루 한 번, 수도 키예프에서 폴란드 국경 인근 도시 르비브로 가는 버스도 운행할 예정입니다.

[조윤동/민주평통 우크라이나 지회장]
″대부분은 한국으로 가는 항공권을 예매해서 지금 출국 대기 중에 있습니다. 차량이나 항공권을 구하지 못해서 철수하지 못하는 분들은 버스를 대절해서 폴란드 국경까지 이동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고…″

우리 정부는 교민 다수가 이미 출국 수단을 마련한 것으로 파악됨에 따라 전세기는 띄우지 않기로 했습니다.

대신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군용기 등을 급파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뉴욕에서 MBC뉴스 이용주입니다.

영상취재 : 안정규(뉴욕)/영상편집 : 이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