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혜인

신장면화 사태 1년‥나이키 밀어낸 '애국 소비'

입력 | 2022-03-26 20:30   수정 | 2022-03-26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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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지난해 이맘때쯤 중국에서는 신장 면화를 사용하지 않기로 한 해외 유명 브랜드들에 대해 불매운동이 거세게 벌어졌었죠.

1년이 지나서 봤더니 이런 애국주의 소비 행태가 계속 이어져서 나이키나 아디다스를 밀어내고 중국 토종 브랜드들이 급성장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베이징에서 이해인 특파원이 전합니다.

◀ 리포트 ▶

불타는 운동화에 기름을 붓습니다.

한 두켤레가 아닙니다.

가위로 옷을 찢기도 합니다.

지난해 3월 중국에서 벌어진 나이키와 아디다스 등 해외 브랜드 불매운동 영상입니다.

인권 문제를 이유로 신장 면화를 쓰지 않기로 하자 벌어진 일로, 중국 정부도 공개적으로 지지를 표명했습니다.

[화춘잉/중국 외교부 대변인(2021년 3월 25일)]
″중국에서 밥을 먹으면서 밥그릇을 깨겠다는 외국인들을 중국인들이 허용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불매운동 1년 만에 중국 스포츠 브랜드 시장은 판도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토종 브랜드가 급성장한 겁니다.

중국 1위 업체인 안타는 지난해 매출이 우리 돈 4조5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52.5% 늘었고, 2위 업체인 리닝도 매출이 4조3천억원으로 57% 증가했습니다.

반면 중국 시장을 지배하던 나이키와 아디다스는 매출이 계속 줄고 있습니다.

불매 운동이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자국산 제품을 선호하는 애국소비와 결합해 해외 유명 브랜드를 밀어내고 있는 겁니다.

중국 브랜드들도 제품에 중국 국기를 새기는 등 애국주의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베이징 시민]
″옷을 사러 왔는데 옷에 국기가 있는 것을 보고 자랑스러워 골랐습니다.″

당나라 시인 이백을 소재로 만든 운동화, 소림사를 활용한 옷과 신발도 등장했습니다.

한때는 되도록 숨기려 했던 ′메이드 인 차이나′ 표시가 이제는 제품 디자인에 활용되기까지 합니다.

중국 경제성장 시기 태어나 자란 애국주의 성향의 2030 세대들이 이들 업체가 주타깃으로 하는 소비자층입니다.

[안타 판매점 직원]
″어떤 사람은 인터넷이나 SNS에서 보고 전화해 예약을 하기도 하고, 어떤 분은 직접 와서 고르기도 합니다.″

′애국주의 소비′가 주요 트렌드가 되면서 세계 전기차 1위 업체인 테슬라가 신장에 대리점을 개설하는 등 눈치보기에 나서는 다국적 기업들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MBC뉴스 이해인입니다.

영상취재·편집 : 고별(베이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