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조희원

후방도시는 병참도시‥ 의약품도 군수용품도 가족도 보냅니다

입력 | 2022-04-04 20:05   수정 | 2022-04-04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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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이런 참혹한 전쟁이 하루빨리 끝나기를 바라면서, 후방 도시들은 전선을 향한 병참 기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생업도 제쳐두고 전선으로 보낼 방탄조끼를 만들고 있고요.

부상자들을 위한 의약품도 보내고 있고, 사랑하는 가족들마저 전쟁터로 떠나보내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체르니우치에서 조희원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낙차 큰 들판길에서도 거침없이 내달리는 철골 자동차.

흙먼지를 뒤로 하면서 질주합니다.

이 철골 자동차는 체르니우치의 대장장이 사딕씨가 만들었습니다.

사딕씨의 대장간이 자동차 공장입니다.

철골에, 엔진에, 바퀴만 달린 자동차지만 사딕씨는 지난 한달간 벌써 6대를 만들어서 전선으로 보냈습니다.

[사딕 / 대장장이]
″군인들이 원하면 자동차 지붕에 대포를 달 수 있도록 할 거예요. 불꽃을 튕겨가며 용접을 하고, 전기드라이버로 철골을 이어가면서,″

아예 생업을 제치고 이 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최근엔 방탄조끼도 직접 제작해서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군화, 군복, 응급키트. 총을 매는 벨트 같은 전쟁용품이 바닥에 깔려 있습니다.

여기는 체르니우치 한 시민단체 사무실입니다.

이 단체는 유럽 전역에서 전쟁용품을 구해서 전선으로 보내는 일을 합니다.

[잔나 / 시민단체 대표]
″요즘에는 정부가 이런 물자를 구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민간단체끼리 하는 게 더 빠릅니다.″

이 단체에선 남성 회원 10명이 자원 입대했습니다.

1명은 숨졌습니다.

올하씨의 남편도 지금 전쟁터에 있습니다.

[올하 / 시민단체 회원]
″일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내 감정을 훈련해야 해요. 남편과 내 일을 위해서요. 가능한.″

전쟁이 길어지면서 부상자도 많아집니다.

병원 입구에 가득 쌓인 의약품 상자들, 전선으로 출발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후방 도시의 병원은 전쟁터의 의료물품을 지원합니다.

[병원 관계자]
″워낙 필요한 곳이 많아서 의약품이 충분하진 않아요. 골고루 배분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전선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후방도시 체르니우치는 자동차를 보내고, 군용품을 보내고, 의약품을 전쟁터로 보내는 병참도시가 됐습니다.

물론, 가족들도 보냅니다.

[사딕 / 대장장이]
″우리의 승리가 빨리 올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것을 모두 하고 싶어요. 네, 그래서 이 일만 하고 있어요.″

[올하 / 시민단체 회원]
″매일 기분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같아요. 우리는 그냥 평화가 아니라 승리를 원해요.″

우크라이나 체르니우치에서 MBC 뉴스 조희원입니다.

영상취재 현기택 / 영상편집 오유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