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건휘

러시아 미사일 공격으로 난민 최소 50명 사망‥세계는 일제히 규탄

입력 | 2022-04-09 20:07   수정 | 2022-04-09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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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우크라이나 소식입니다.

전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우크라이나에 무차별 폭격을 가하고 있는 러시아가 이번엔 아예 민간인들을 겨냥해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전쟁터를 빠져나가려던 피란민들이 모여있던 기차역을 미사일로 조준 공격해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폴란드 바르샤바에 나가있는 취재기자 연결해보겠습니다.

김건휘 기자, 사망자가 계속 지금도 늘고 있습니까?

◀ 기자 ▶

러시아군은 어제 우크라이나 동부의 기차역을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공격했습니다.

기차역에서 대기하던 피란민 등 최소 50명이 목숨을 잃었고, 부상당한 사람들도 300명이 넘습니다.

부상자들을 인근 병원에서 모두 치료하기는 역부족인데다, 혈액까지 모자라서 사망자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폭격을 당한 기차역 주변은 참혹했습니다.

이곳을 빠져나가려던 피난민들의 짐가방은 어지럽게 흩어져 있고, 유혈이 낭자한 가운데 시신들이 곳곳에 놓여 있습니다.

아이의 장난감이었을 조랑말 인형은, 붉은 피로 흠뻑 젖은채 바닥에 뒹굴고 있습니다.

구급차들은 부상자들을 실어나르며 병원과 기차역을 끊임없이 오갔습니다.

역 앞에서 발견된 미사일 잔해에는 ′아이들을 위하여′라는 러시아어 문구가 적혀있지만, 이 미사일이 어린이 5명의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의도적으로 민간인을 겨냥해 공격했고, 심지어 국제 협약으로 금지된 대량 살상 무기인 ′집속탄′까지 사용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올렉산드르 곤차렌코 / 우크라이나 크라마토르스크 시장]
″강력한 미사일 공격이 있었습니다. 역 위 공중에서 폭발한 집속탄을 장착한 미사일이었습니다.″

미사일 모체 안에 소형 폭탄 수백 개가 든 집속탄으로 공격해, 인명 피해가 더욱 컸다는 겁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민간인을 또다시 무차별 살상했다며,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 우크라이나 대통령]
″부차 학살과 크라마토르스크에 가해진 미사일 공격과 같은 러시아의 전쟁 범죄는, 반드시 법정에서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책임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 앵커 ▶

부차와 마리우폴에서 벌어진 민간인 학살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다시 이런 참극이 일어났습니다.

지금 전 세계적으로도 규탄의 목소리가 높은데, 김 기자 나가있는 그 곳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 기자 ▶

네, 폴란드 바르샤바의 중심부인 이곳 잠코비 광장에는, 전쟁 피해국과의 연대를 뜻하는 우크라이나 국기가 시내 곳곳에 걸려 있습니다.

잠시 후에는 이곳에서 부차와 마리우폴, 그리고 동부 크라마토르스크 기차역에서 있었던 끔찍한 민간인 학살을 규탄하는 행진이 시작될 예정입니다.

쓰러진 사람들을 추모하면서 살아남은 자들의 슬픔과 연대의 의지를 보여주겠다는 겁니다.

러시아군의 잇따른 대규모 민간인 학살에, 세계 각국은 강한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기차역 폭격이,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려는 민간인을 공격한 것″이라며 러시아가 범한 또 다른 끔찍한 잔혹 행위라고 비판했습니다.

[젠 사키 / 백악관 대변인]
″이것은 러시아에 의해 저질러진 또 다른 끔찍한 잔혹 행위로, 대피해서 안전지대에 도달하려는 민간인들을 공격한 겁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트위터에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우크라이나가 정의를 구현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글을 올렸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국제인권법에 대한 중대한 위반으로,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는 이번 공격이 우크라이나 정부의 자작극이라며 범죄 행위를 전면 부인하고 있습니다.

공격에 사용된 토치카-U 미사일이 우크라이나 군에서만 사용된 것이라며, 러시아군과의 연관성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오히려 우크라이나가 주민들의 대량 탈출을 막으면서 이들을 병력 주둔지 방어를 위한 ′인간 방패′로 삼으려 했다는 주장까지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폴란드 바르샤바 잠코비 광장에서, MBC 뉴스 김건휘입니다.

영상취재 : 이성재 / 영상편집 : 이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