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예람 중사 숨진 뒤까지‥'비속어·욕설' 2차 가해

입력 | 2022-05-02 20:35   수정 | 2022-05-02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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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지난해 공군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과 이를 둘러싼 집단적인 회유와 은폐 정황을 저희가 집중적으로 보도해 드렸는데요.

그런데 피해자인 이예람 중사가 숨진 뒤에도, 군 내부에서 노골적인 2차 가해가 이뤄졌던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습니다.

윤수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해 5월, 조직적인 사건 은폐 속에 부대 안 숙소에서 스스로 숨진 故 이예람 중사.

생전에 이 중사를 괴롭혔던 군 내부의 ′2차 가해′는 사망 이후에도 계속됐습니다.

이 중사의 국선변호인이었던 이 모 공군 중위가 들어가 있던 SNS 대화방에서, 이 중사를 비난하는 대화가 이어진 겁니다.

이 중사가 숨지기 직전 혼인신고를 한 것을 두고 모욕적인 대화가 오갔는데, ″남자친구가 하루 만에 돌싱이 됐다″고 하는가 하면 게임용어를 쓰며 ′혼인신고는 매너가 아니다′라는 발언이 이어졌습니다.

또 다른 법무관은 ″상속이라도 해주려는 것이냐″고 했고, 이 중사가 고의로 남편을 골탕먹인 게 아니냔 취지의 비속어를 쓴 법무관도 있었습니다.

이 같은 대화를 나눈 사람들은 군법무관 3명.

국방부가 합동조사단을 꾸려 대대적인 수사에 나선 당일이었습니다.

[故 이예람 중사 아버지]
″인간들이 아니라고 봐요. 남한테 노출 시켜서 그거를 희화화하고 말이야. 이런 사람들이 뭘 보호하고 무슨 법을 만들어서‥″

이 중사와 같은 부대였던 군 검사가 민감한 사건 내용을 문자로 유출한 사실도 추가로 드러났습니다.

이 중사가 자해를 시도했고, 부대 상급자가 남편을 불러 합의를 종용했다는 등, 수사 상황을 부대 관계자 두 명과 공유한 건데, 이 때도 비속어와 욕설을 썼습니다.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발표한 국가인권위원회는 해당 대화 내용을 볼 때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가 있다″며 국방부 장관에게 추가 조사를 권고했습니다.

MBC뉴스 윤수한입니다.

영상편집 : 김하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