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양관희

억울해도 돈내고 받아라?‥연식 넘긴 차량, 울며 겨자먹기?

입력 | 2022-05-15 20:07   수정 | 2022-05-15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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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지난해 새 차를 사고도 아직 못 받은 분들 많으시죠.

반도체 대란 때문에 아직도 차를 사면 최소 몇 달, 길게는 1년 넘게 기다려야 합니다.

그런데 현대차 등 완성차 업체들이 바로 이런 점을 악용해 차량 연식이 바뀌었다며, 계약할 땐 없던 옵션들을 넣어 추가비용을 요구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런 배짱 영업이 가능할까요?

알고보니 공정위가 오래 전에 만든 차량 매매 약관이 문제였습니다.

양관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대구에 사는 노 모 씨는 지난해 12월 2021년식 현대자동차 GV70 차량을 계약했습니다.

4개월 뒤면 차량이 나온다고 했지만 감감무소식.

그러다 지난 4일, 대리점에서 차량 연식이 바뀌어서 113만 원을 더 내야 한다는 통지를 받았습니다.

심지어 계약했던 색상도 아니었고, 원하지도 않는 옵션 두 개가 들어갔습니다.

[노 모 씨 / GV70 계약자]
″값이 올랐으면 미리 소비자에게 통보를 했어야 해요. 오른 금액이 113만 원 정도 되는데 그게 반도체하고 전혀 상관이 없고, 또 제가 원하는 사양도 아니고…″

반도체 수급난이 이어지면서 차량 제작이 늦어지는 사이 연식 변경으로 차 값이 올랐다는 건데, 대부분 제조사가 작게는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150만 원 안팎의 비용을 소비자에게 더 부담시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현대자동차 대리점 관계자]
″고객님 입장에서는 저도 이해하는데 회사 측에서는 모르겠습니다.″

소비자단체들은 자동차 제조사들이 배짱영업 할 수 있는 건 공정위가 시대에 맞지 않는 자동차 매매약관을 고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합니다.

제조사가 소비자에게 가격·옵션 변동의 내용만 통지하면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는 구조라는 겁니다.

[박순장 /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사무처장]
″그게 2008년도에 만들어진 공정위 표준약관이거든요. 연식 변경에 따른 피해가 발생한다든가 이런 부분은 크게 문제가 안됐던 거죠. 그 당시에는.″

소비자단체는 신차 출고지연 사태가 장기화 되는 만큼 공정위가 서둘러 매매약관을 개정하고 기업들에게 철저한 이행을 강구해야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MBC뉴스 양관희입니다.

영상취재 : 김경완(대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