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정혜인

금요일 밤, 나는 심야책방으로 간다

입력 | 2022-06-04 20:18   수정 | 2022-06-04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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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심야 책방′을 아십니까.

매달 마지막주 금요일이 되면 밤마다 전국 곳곳의 작은 동네 책방들이 불을 밝히고, 그 곳으로 사람들이 모여든다고 하는데요.

정혜인 기자가 찾아가봤습니다.

◀ 리포트 ▶

어두운 골목길 작은 책방의 불이 켜졌습니다.

사람들이 모여 듭니다.

[강현/일러스트레이터]
″′유희열의 스케치북′처럼 하고 싶었는데‥″

작은 음악회가 열립니다.

[김숙형/인디뮤지션]
″(칼 세이건의 책) ′창백한 푸른점′에서 영감을 얻어 쓴 곡입니다.″

그의 음악과, 그가 영감을 받은 글들이 작은 공간에 스며듭니다.

같은 시각, 다른 책방.

″엄마가 세상을 떠났다. 나의 두 번째 생이 시작되었다.″

이곳엔 글을 쓰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초대 작가 역시 직장인입니다.

폐암을 앓다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일기를 모아 책으로 냈습니다.

[강혜빈/ 작가]
″아픔이나 상실이라고 생각할 수 있었던 것들을 글로 되게 정화하고 정리하고 치유하는 경험을 진짜 한 사람이거든요. 그런 경험들을 나누면 되지 않을까‥″

글을 나누고, 생각을 나누고, 삶을 나누는 시간.

숨가쁘게 돌아가는 일상에 조금이나마 숨통을 터줍니다.

[문주리/′심야책방′ 참석자]
″마음적으로는 더 힐링이 되는 것 같아요. 그 공기와 다들 눈빛과 그냥 그런 마음들이 다 보여서‥″

[진선미/′심야책방′ 참석자]
″책방이 고요하면서도 뭔가 평온한 마음의 여유를 느낄 수 있는‥″

2018년 동네 책방을 살리자며 시작한 ′심야책방′.

한여름과 한겨울을 빼고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 밤이면 전국 70여 개 서점이 불을 밝히는데, 코로나 사태로 2년간, 연기되거나 온라인으로 진행되기도 했습니다.

[안소정/′심야책방′ 참석자]
″이렇게 밖에 나와서 새로운 공간에 와서 새로운 사람들이랑 만나서 관계를 맺어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뻥 뚫리는 느낌이 드는 것 같아요.″

어둠을 밝히고 위안을 건네는 책방의 불빛.

금요일 밤은 그렇게 깊어갔습니다.

MBC뉴스 정혜인입니다.

영상취재 : 김동세, 김준형 / 영상편집 : 유다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