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유경

"월북 증거 없다"‥1년 9개월 만에 결론 달라진 해경

입력 | 2022-06-16 19:57   수정 | 2022-06-1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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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약 2년 전인 지난 2020년 9월,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 모 씨가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된 지 하루 만에 북한군에 의해 피살됐습니다.

당시 해경은 일주일 만에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이 씨가 자발적으로 월북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런데 해경이 오늘 이 결론을 뒤집었습니다.

먼저 이유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2년 전 서해상에서 어업지도 활동을 하다 실종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 씨.

당시 북한군이 이 씨를 총격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태운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었습니다.

이 씨의 실종과 표류 경위를 두고 당초 ′월북′에 무게를 실어왔던 해경은 2년 만에 입장을 바꿨습니다.

월북으로 단정할 만한 근거도, 월북 의도를 증명할 증거도 찾지 못했다는 겁니다.

[박상춘/인천해양경찰서장]
″종합적인 수사를 진행했으나 월북 의도를 인정할 만한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 수사를 중단한다며 유가족들에게 사과했습니다.

[박상춘/인천해양경찰서장]
″어업지도선 공무원 유족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국방부도 ″실종 공무원의 자진 월북을 입증할 수 없었다″며 ″국민들께 혼선을 드렸다″고 밝혔습니다.

2년 전 중간 수사결과 발표와는 정반대입니다.

당시 해경은 군 당국의 첩보를 근거로 이 씨의 월북 의사를 확인했다며, 월북 정황을 뒷받침하는 해류 예측 결과와 이 씨의 도박자금, 채무금액까지 공개했습니다.

[윤성현/해양경찰청 수사정보국장 (2020년 9월)]
″북측 민간 선박에 월북 의사를 표명한 구체적인 정황 등을 고려할 때 실종자는 월북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같은 발표내용을 2년 만에 뒤집은 건데, 그 이유에 대해 해경은 ″당시 여러 정황을 갖고 판단했지만 결국 입증하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씨의 유족들은 애초에 월북으로 판단했던 이전 정부 입장이 잘못됐던 거라면서, 내일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밝히고 미뤄둔 장례절차를 밟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이유경입니다.

영상취재: 임정환/영상편집: 장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