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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윤수
투석받다 즉각 대피 어려워‥스프링클러도 없었다
입력 | 2022-08-05 19:46 수정 | 2022-08-05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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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연기가 가득 퍼진 병원은 신장 질환 환자들이 주로 찾는 투석전문병원이었습니다.
한번 시작하면 장시간이 걸리는 혈액 투석이 여러 병실에서 한창 진행 중이어서 환자들이 빠르게 대피하기 어려웠습니다.
화재 현장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았던 것도 피해를 키운 요인이었습니다.
지윤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이번 화재로 숨진 환자 4명과 간호사 한 명이 발견된 4층의 병원은 투석전문병원.
화재 당시 환자들에 대한 혈액 투석을 진행 중이어서, 연기가 올라오는 상황에서도 빨리 대피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장재구/경기도 이천소방서장]
″연기가 조금씩 차는데도 투석 중이었기 때문에 바로 대피시키는데 굉장히 어려움이 있었던 걸로…″
특히 투석기는 작동 중에 팔목에 연결된 관이 빠지지 않는 특성이 있어 이를 일일이 제거하는 과정에서 대피가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다리다 못한 일부 환자는 스스로 투석기에 연결된 관을 잘라내기도 했습니다.
[권순호/대피 환자]
″간호사들이 정식으로 빼려고 하면 이게 안돼, 시간도 많이 걸리고 지혈도 안 돼. 칼 갖고 와 자르라고 했어. 간호사가 와서 뚝뚝 자르더라고.″
투석을 기다리던 환자들 역시 대부분 거동이 쉽지 않은 고령층이어서 대피가 어려웠을 것으로 보입니다.
불이 난 3층 스크린골프장과 연기가 퍼진 4층 병원 모두 스프링클러가 없었던 점도 피해를 키웠습니다.
이 건물은 소방법상 의무적으로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도록 한 ′5천 제곱미터 이상′에 해당되지 않았습니다.
또 병원 역시 입원실이 없어, 중소규모 병원의 스프링클러 설치를 강화한 시행령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결국 119가 도착하기 전 화재 초기, 불길이 잡히지 않으면서 3층에서 발생한 연기는 급속히 위층 병원으로 확산됐습니다.
[이창준/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와 관련된 사항은 병원급 이상이고요. 오늘 화재가 난 곳은 의원급 (의료기관)이고.″
연기가 복도나 계단 등을 통해 확산되는 것을 막는 제연설비 설치도, 이 건물의 경우 의무 대상에 해당되지 않아, 환자와 의료진들이 치명적인 연기에 그대로 노출됐습니다.
MBC뉴스 지윤수입니다.
영상취재: 김신영, 김재현 / 영상편집: 조민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