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정혜인

여가부 '폐지'로 '기능 강화'?‥여성단체 "국면전환용"

입력 | 2022-10-05 20:12   수정 | 2022-10-06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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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여성가족부 폐지′의 구체적인 윤곽이 나왔습니다.

보건복지부 밑에 차관급의 가칭 ′여성가족본부′를 신설하고, 여가부 기능을 넘기는 게 뼈대입니다.

하지만 야당은 반대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고, 여성단체들은 여가부 폐지를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질 때마다 꺼내 드는 카드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정혜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여성가족부 개편안의 밑그림이 나왔습니다.

보건복지부 산하에 여성·가족 정책 담당 본부를 신설하고, 성폭력 피해자 지원은 법무부로, 여성 고용 정책은 고용노동부로 옮기는 안입니다.

독립된 부처에서 본부로 위상이 낮아지게 되는 셈인데, 수장도 장관이 아닌 차관급이 맡게 됩니다.

행정안전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개편안을 오늘 야당에 보고했습니다.

MBC 라디오에 출연한 김현숙 여가부 장관은 부처보다는 본부 형태가 여가부 업무를 더 원활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현숙/여성가족부 장관(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여성가족부는 협업을 많이 해야 하는 부처입니다. 지금 이 형태로서는 너무 할 수 있는 일들이 적다…″

그러나 보고를 받은 야당은 성평등 정책을 총괄하는 전담부처가 일개 부서로 축소되면 협업이 오히려 어려워질 것이라 우려했습니다.

[오영환/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
″유엔에서도 여성 관련 독립 부처 필요성을 권고하고 강조한 마당에 국무위원이 아닌 차관급으로 격하될 시에 여러 부처와 협의해야 하는 이런 성범죄라든지 많은 정책적인 부분에 있어서 이런 기능들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

여성단체들도 최근 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에서 볼 수 있듯 여전히 여성 폭력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성평등 정책이 크게 위축될 거라고 비판했습니다.

[양이현경/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각 부처로 흩어졌을 때 그 기능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한 역사적 경험이 있기 때문에… 여가부를 만든 거잖아요. 거대한 보건복지부 안에 하나의 본부로 있으면 우선순위에서 당연히 밀리겠죠.″

전국 286개 여성시민사회단체는 정부와 여당이 정치적 위기마다 여가부 폐지를 ′국면 전환용′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최진협/한국여성민우회 공동대표]
″여성 인권은 그저 정쟁과 지지율 수단에 불과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는 과정인 것 같습니다.″

정부는 개편안을 정기 국회 회기 내에 처리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지만, 반발이 거세 진통이 예상됩니다.

MBC뉴스 정혜인입니다.

영상편집: 양홍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