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현지

[단독] 살해된 엄마, 큰아들 지키려다 함께 당했다

입력 | 2022-10-27 20:13   수정 | 2022-10-27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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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40대 남성이 자신의 아내와 두 아들을 살해한 사건과 관련해서 저희가 단독으로 취재한 내용 전해 드리겠습니다.

이 남성에게 살해를 당한 아내가 먼저 흉기에 찔린 아들을 지키려다가 함께 살해를 당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남성은 범행 사흘 전부터 가족을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치밀하게 준비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현지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광명시의 아파트에서 부인과 두 아들을 살해한 뒤, 신고자 행세를 했던 40대 남성.

당시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거실 한가운데에서 벗겨져 있던 운동화를 발견했습니다.

숨진 부인의 운동화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사건 직전 남편의 유인으로 1층에 내려갔던 부인이, 남편이 없자 황급히 돌아왔다가 흉기 등으로 공격당하고 있던 큰아들을 발견했던 겁니다.

부인은 신발도 벗지 못한 채 거실로 달려가 아들을 감싸안다가 남편에게 함께 살해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무직 상태로, 가족과 불화하던 남성은 범행 당일 부인과 이혼서류를 접수하기 위해 법원을 가려다 화해를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부인이 화해의 조건으로 큰아들과 잘 지낼 것을 요구했지만, 큰아들이 거부감을 보이자 남성이 범행을 결심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부인과 작은아들까지 살해한 남성은 바닥의 범행 흔적을 지우고, 아파트 cctv를 피해 밖으로 나가, 범행도구를 버리며 은폐를 시도했습니다.

[경찰 관계자]
″창문을 통해서 계단을 올라갔다가 거기서 시해하고 그 다음에 다시 계단으로 해서 창문으로 나온 거예요.″

이후 PC방에 가 2시간 동안 있다가 돌아온 남성은 최초 경찰 조사에서 ″알리바이를 댈 수 있다″, ″집에 가고 싶다″며 도주 기회를 엿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증거물이 발견되자, 남성은 ″범행 사흘 전부터 살인을 계획했다″고 털어놓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잔혹한 가족 살해 사건이 잇따르는 가운데 부모를 숨지게 하는 존속살해처럼, 자식을 해치는 비속살해 범죄도 가중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박상일 변호사/법무법인 창천]
″존속살해 규정보다 비속살해 규정을 신설해서 도입하는 것이 필요한 것 아니냐 이런 여론들도 많이 대두하고‥″

경찰은 오늘 숨진 세 모자의 부검을 실시하고, 남성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다만 ″가족 간 불화에서 시작된 범죄이고, 피해자 보호가 중요하다″며 남성의 신상정보는 공개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김현지입니다.

영상취재: 임지수/영상편집: 임주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