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정우

'6시 34분' 적막해진 이태원‥전국 곳곳 '49재' 추모행사

입력 | 2022-12-16 19:45   수정 | 2022-12-16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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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오늘 추모제에선 현장에서 위험 징후가 포착됐던 첫 신고 시각, 오후 6시 34분에 맞춰 묵념이 진행되기도 했습니다.

전국 여러 곳에서 열린 추모제, 지역과 종교는 달랐지만,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마음은 같았습니다.

김정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벌써 49일이 지나간 서울 이태원.

참사 현장을 차마 볼 수 없는 유족들은 이태원역 1번 출구를 등진 채 시민추모제를 열었습니다.

그날의 첫 112 신고 시각인 오후 6시 34분이 되자 전광판과 촛불이 꺼집니다.

″모두 함께, 추모.″

적막 속에 희미한 울음소리만 들리더니, 첫 신고자의 목소리가 흘러나옵니다.

[참사 당일 첫 신고 녹취]
″압사당할 것 같아요. 겨우 빠져나왔는데‥″

제대로 대처만 됐어도 멀리 떠나지 않았을 158명의 희생자들을 잊지 말고, 모두가 함께 기억하자고 참석자들은 다짐했습니다.

[이종철/10·29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
″우리 착한 영혼들의 마지막 하루를 함께 하기 위하여 여기 이태원에 모였습니다.″

추모제는 이태원뿐 아니라 광주와, 울산, 경남 창원 등 전국 13곳에서 거의 동시에 진행됐습니다.

불교식 전통 위령제, 49재가 치러진 서울 조계사.

158번의 종소리가 울리고, 희생자들이 생전에 좋아하던 음식들이 상 위에 수북이 쌓였습니다.

떠나보내야 하지만, 떠나보낼 수가 없습니다.

[조미은/고 이지한 씨 어머니]
″저는 아직 지한이의 사망신고를 하지 못했습니다. 아니 영원히 못 할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 한복판, 이태원 그 골목에서 차갑게 생을 다한 우리 아들 딸들 잊지 말고 기억해주세요.″

신발과 위패, 옷가지를 태워 영혼을 보내는 의식을 지켜보던 유족들은, ′미안하다′며 가슴을 부여잡았습니다.

″아프지 말고, 숨차지 말고, 짓밟히지 말고.″
″엄마가 미안해‥″

[이정민/10·29 참사 유가족협의회 부대표]
″이런 참사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게끔 최선을 다해서 막고자 하는 게 정치를 하시는 분들의 의무이자 책무입니다.″

49일 전에는 평범한 부모이고 형제였을 유족들을 바라보던 시민들도 함께 눈물을 흘렸습니다.

[방옥선]
″엄마들 우는데 (같이) 울었어요. 자기 자식이라고 생각하면 얼마나 비통하겠어요. 부모는 다 똑같잖아요.″

7개 종단에서도 녹사평역 시민분향소에서 합동 추모식을 열고 떠나간 넋들을 위로했습니다.

MBC뉴스 김정우입니다.

영상취재: 독고명, 김우람 / 영상편집: 박혜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