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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수한
"세상 잘못 만나서"‥42년 만의 사죄와 용서
입력 | 2022-05-20 06:43 수정 | 2022-05-20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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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경찰관 네 명이 시위 참가자가 몰던 버스에 치여 목숨을 잃었습니다.
42년 만에 당시 버스를 몰았던 운전 기사가 유족들에게 사과를 전했는데요.
유족들은 용서로 답하며 뜨거운 포옹을 나눴습니다.
윤수한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배모 씨/5·18 시민군 버스기사]
″뭐라고 말을 할 수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정원영/순직 경찰관 유족]
″많이 힘들었지만, 아마 선생님도 많이 힘드셨을 거예요.″
42년 만의 사과에 유가족은 용서로 답했습니다.
한동안 끌어안은 채 서로를 위로했습니다.
1980년 5월 20일, 시민군들을 버스에 태우고 전남도청에 진입하다 경찰관 네 명을 치어 숨지게 했던 배모 씨가 경찰들의 묘비를 찾아왔습니다.
[배모 씨/5·18시민군 버스기사]
″뭐라고 할 말이 없네요. 고이 잠드소서 모든 걸 다 잊고‥″
배 씨는 고개를 숙인 채 눈을 들지 못했고, 유가족은 슬픔 속에서도 손을 잡아줬습니다.
[박덕님/순직 경찰관 유족]
″선생님이야말로 그렇게 하고 싶어서 했겠어요. 다 알고 있죠. 상황 때문에‥″
배 씨는 당시 재판에서 ″최루가스가 버스 안에 들어와 눈을 뜰 수 없었다″고 진술했습니다.
이후 살인 혐의로 사형이 확정됐던 배 씨는 5·18에 대한 재평가 과정에서 감형과 특별사면을 통해 석방됐고, 재심을 거쳐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사형을 선고했던 김이수 전 헌법재판관은 지난 2017년 국회에서 배 씨를 만나 사과하기도 했습니다.
사고 당시 경찰관들은 무장을 하지 않았지만, 줄곧 5·18 진압군으로 오해를 받아와 유족들의 한도 깊어졌습니다.
각자의 위치에서 고통받아온 신군부 국가폭력의 피해자들.
42년이 지나서야 손을 맞잡으며 서로의 상처를 보듬었습니다.
MBC뉴스 윤수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