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김세영

"밥 짓고 수건 빨아와라" 직원이 가사도우미?

입력 | 2022-08-24 06:47   수정 | 2022-08-24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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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새마을금고의 한 지점에서 여성 직원들에게 밥을 짓고, 세탁을 해오라는 지시를 해왔던 것이 드러났습니다.

시대착오적인 노골적인 성차별에, 한 직원이 그간의 직장 갑질을 폭로했습니다.

김세영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밥솥을 갖고 싱크대 앞으로 가는 한 여성.

쌀을 씻고, 물의 양을 재더니 밥솥 뚜껑을 덮고 밥을 짓기 시작합니다.

전북 남원의 한 새마을금고 지점.

3년차 여성 직원이 탕비실에서 동료 직원들의 점심식사를 준비하고 있는 겁니다.

[OO새마을금고 여성 직원 (제보자)]
″반찬을 매달 주문을 하고, 밥은 직원들이 준비를 해서 먹어요. 그런데 밥 준비는 항상 여직원들이 해왔거든요.″

이 직원이 입사하자마자 배운 일 중 하나는 놀랍게도 밥 짓는 방법이었습니다.

출근하자마자 본업인 예금 업무만큼이나 신경 써야 하는 일이었습니다.

매번 일일이 검사받기 일쑤였고, 심지어 밥 상태를 평가받기까지 했습니다.

[OO새마을금고 지점장 (녹취)]
″밥이 왜 이렇게 질게 됐냐? <물 조절에 실패했어요.>″

이 직원이 업무 외에 챙겨야 할 일은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회사의 남녀 화장실에 비치하는 수건을 집에서 세탁해오라는 지시까지 받은 겁니다.

[OO새마을금고 여성 직원 (제보자)]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닌 것 같은 거예요. 그걸 집에 가져가서 해오는 거는 너무 선을 넘었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수건을 쓴 사람이 세탁하자′고 제안했더니, 여성 상사는 뜻밖의 답을 했습니다.

[여성 차장]
″남자 직원들한테 ′본인들이 쓴 거기 때문에 세탁하세요′라고 그렇게 말할 수 있어? <수건 빨라는 소리를 태어나서 처음 들어가지고> 집에서 세탁하든지 손으로 빨면 되는 거지″

노골적인 성차별이 만연한데도 여성 직원들조차 반발하지 않고 있는 이 회사.

선임자들이 ′살아남는 방법′이라며 알려준 건 회식 때 간부들에게 술을 잘 따르라는 주문이었습니다.

문제의 새마을금고를 찾아가봤습니다.

왜 여성 직원들에게 밥 짓기를 시키냐고 묻자 ″다른 여성 직원들도 했던 관행이었다″며 ″상사들도 밥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OO새마을금고 이사장]
″주위 상사들이 설거지하고 밥도 더 많이 짓고 찌개도 끓였는데, 우리가 본인한테 얼마큼 잘해주고 그런 이야기는 안 하던가요? <밥을 지어주는 게 잘해주는 거예요?> 같이 먹으면 설거지 안 시키면 잘해주는 거 아니에요?″

수건 세탁에 대해선 처음엔 ″다같이 했다″고 하더니, 취재팀이 계속 질문하자 결국 인정했습니다.

MBC뉴스 김세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