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이채연

택시 기사 눈치 덕분에‥전화사기범 덜미

입력 | 2022-10-07 06:48   수정 | 2022-10-07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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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전화금융사기로 챙긴 수천만 원어치 현금다발을 들고 달아나던 현금 수거책이 눈치 빠른 택시 기사의 기지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택시기사는 경찰과 몰래 통화를 하며 검거 작전을 폈습니다.

이채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60대 여성으로부터 검정 비닐봉지를 건네받은 30대 여성이 서둘러 카페를 빠져 나갑니다.

저금리 대출을 미끼로 피해자를 속인 뒤 3천만 원을 챙겨 달아나던 전화금융사기 조직원입니다.

젊은 여성을 태운 50대 택시 기사는 ″직접 돈을 받아 송금하는 일을 한다″는 등의 말에, 전화금융사기 수금책 임을 눈치챘습니다.

택시 기사는 곧바로 경찰에 전화를 건 뒤, 여성에게 말을 걸어 경찰이 대화를 들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경찰: ″여보세요?″
택시 기사: ″그 아주머니가 53년생이에요?
승객:네.
택시 기사: ″53년생인데, 3천만 원을 줬단 말이에요?″
경찰: ″누구세요?″
택시 기사: ″택시 타고 오래요? 오창까지?

경찰도 즉석에서 택시 기사와 검거 작전을 폈습니다.

경찰: ″가만있어봐. 그럼 오창 어디쯤으로 가는지, 위치를 알아야지 우리가 지금 갈 것 같은데‥″
택시 기사: ″아까 주소 찍은 데가 오창 중앙로 00번지 맞죠?″
경찰: ″일단 시간 좀 끌어보실래요? 저희 직원한테 그리 가라고 할게요.″

택시기사는 도착 이후에도 여성을 뒤쫓았고, 여성은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보내던 중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이미 송금된 1백만 원을 뺀 2천 9백만 원은 피해자에게 다시 돌아가게 됐습니다.

[전화금융사기 신고 택시 기사]
″당한 사람 입장을 생각하면, 3천만 원이란 돈이 적은 돈은 아니잖아요. 3천만 원이 눈 깜짝할 사이에 없어진다고 생각하니까. 아, 무너지더라고요.″

경찰은 택시 기사에게 신고포상금 30만 원을 수여하고, 붙잡힌 수거책의 휴대폰 문자 대화 내용을 분석해 다른 조직원들을 쫓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채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