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준범

'文정부 임명' 기관장 돌연 사퇴‥국민연금엔 검사 출신

입력 | 2023-03-06 20:23   수정 | 2023-03-06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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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건강 보험 개혁 논의가 한창 진행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건강 보험 공단을 이끄는 강도태 이사장이 오늘 물러 났습니다.

지난 정부에서 임명이 돼서 아직 임기가 2년 가까이 남아 있는 상황이고, 또 얼마 전에는 기자 간담회 까지 열었었는데, 오늘 갑작스럽게 사퇴를 하면서 그 배경에 의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준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달 15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새해 기자간담회를 열었습니다.

강도태 이사장은 이 자리에서 주요 사업과 추진 과제는 물론 향후 혁신 방향까지 제시했습니다.

그런데 3주도 안 돼 돌연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임기가 1년 10개월이나 남아있는 상황, 별도의 퇴임 행사도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새로운 시각에서 건강보험 개혁과 혁신을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후임자에게 역할을 넘기겠다″는 퇴임사만 남겼습니다.

강 이사장은 주변에 ″사퇴하라는 연락을 받은 건 없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공단 내부에서는 그동안 업무에 의욕을 보여왔다며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옵니다.

지난 정부 말기에 임명됐다는 점에서 외압이 작용한 거 아니냐는 의심도 불거지고 있습니다.

강 이사장은 지난 정부에서 보건복지부 2차관을 지내며 문재인 케어 등 보건의료정책을 이끌었습니다.

[강도태/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지난해 8월)]
″재정지출 관리를 더욱 고도화하고, 이를 통해 확보된 재정 여력을 새 정부의 국정과제를 추진하는 데 쓰도록 하겠습니다.″

보건복지부 산하 기관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난 건 세 번째입니다.

이미 기관장이 바뀐 국민연금공단에선 검사 출신이 요직에 임명돼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기금 운용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하려고 만든 전문위원회의 상근 위원으로 검사 출신의 한석훈 변호사를 앉힌 겁니다.

[정창률 교수/국민연금 기금운용실무평가위원]
″검사 출신이 온다는 것 자체가 사실, 기금의 운용에서 별로 좋은 시그널이라고 볼 수가 없고‥투자나 재무 관련된 전문가가 오는 것이 분명히 훨씬 더 나은 방법이기 때문에‥″

논란이 커지자 복지부는 ″15년간 상법 교수로 강의한 금융 법률 전문가로서 법령상 자격 조건을 갖추고 있고, 경영계의 추천을 받았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전문위의 한 관계자는 ″상법 전문가인만큼 주주권 행사 문제는 잘 알 수 있지만 주요 업무인 투자 논의에 참여하기에는 부족해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한 변호사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판결은 무효라는 책까지 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부적격 시비는 더 커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준범입니다.

영상편집 : 남은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