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수진

실리콘밸리은행 이틀 만에 초고속 파산‥금융 위기 우려 확산

입력 | 2023-03-11 20:10   수정 | 2023-03-11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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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미국에서 IT 스타트업 회사들의 자금줄 역할을 하던 ′실리콘밸리은행′이 파산했습니다.

이 때문에 실리콘밸리 신생 기업들이 줄줄이 자금난에 빠질 거란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은행 폐쇄라서 금융권에서는 이번 사태의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경계심을 높이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김수진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미국 캘리포니아의 실리콘밸리은행 지점.

금융당국이 은행을 폐쇄하고 예금자보호 조치에 들어갔다는 소식에 놀란 고객들이 몰렸습니다.

고객 대부분은 IT 스타트업과 벤처투자회사 운영자들입니다.

은행에 예치된 돈이 몇 달간 묶이면 이들 기업의 연쇄 도산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실리콘밸리은행 고객]
″회사 돈 전부가 이 은행에 있어요. 직원들 월급을 어떻게 줄지, 당장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은행 파산의 발단은 국채 매각으로 인한 18억 달러 손실이었습니다.

미국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 이후 기술 기업들의 예금이 줄고, 보유 채권 가치가 떨어지면서 은행은 유동성 위기에 빠졌습니다.

결국 손실을 무릅쓰고 갖고 있던 국채를 매각했고, 은행 주가는 하루 만에 60% 넘게 폭락했습니다.

여기에 고객들의 예금 인출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결국 지급 불능 사태에 빠졌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의 은행 파산 소식에 금융시장은 요동쳤습니다.

기술 기업을 주 고객으로 한 실리콘밸리은행의 경우와 달리 대형 은행들이 갑작스런 유동성 위기를 겪을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분석이 많지만, 일각에선 지난 1년 동안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자산 거품이 꺼지면서 금융권 전반으로 위기가 확산될 수도 있다고 우려합니다.

[세실리아 로우즈/미국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
″미국 은행 시스템은 10년 전과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금융위기 당시 개혁으로 은행들은 강한 회복력을 갖게 됐습니다.″

이번 달 예정된 미국 기준 금리 결정에도 영향이 있을 전망입니다.

좀처럼 잡히지 않는 물가에 0.5% 포인트 인상, 다시 한번 ′빅스텝′이 예상되는데, 금융 불안이 계속되면 급격한 인상이 어려울 수 있다는 겁니다.

미국 정부는 금융권 전반으로 위기가 확산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강조했는데요.

금리를 올려 물가를 잡으려다 자칫 금융시장이 위험에 빠지는 건 아닌지 불안은 쉽게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MBC뉴스 김수진입니다.

영상취재: 김태효(워싱턴) / 영상편집: 오유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