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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우
[단독] '가짜 돈다발' 미끼로 보이스피싱 수거책 붙잡아
입력 | 2023-04-03 20:11 수정 | 2023-04-03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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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보이스피싱 범죄, 교묘해 지고 있죠?
젊은 직장인들도 깜빡 속아 넘어갈 만큼 수법이 갈수록 진화하고 있는데요.
수천만 원의 사기를 당할 뻔한 상황에서, 은행 직원들과 경찰이 힘을 합쳐서 보이스피싱 조직원을 붙잡았습니다.
이들은 ′가짜 돈다발′을 만들어서 범인들을 속였는데요.
백승우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달 15일, 서울 영등포역 인근 도로.
대화를 나누던 검은 점퍼 차림의 남녀가 갑자기 도로를 가로지릅니다.
맞은편 중년 남성의 가방 안 돈 봉투를 확인하더니, 손목에 수갑을 채웁니다.
사복 경찰관들이 보이스피싱 수거책을 붙잡은 겁니다.
[경찰관]
″봉투 받은 거 있을 거예요. 봉투, 주세요. 이 돈은 보이스피싱과 관련돼서 연계된 돈입니다.″
수거책에게 돈을 건넨 피해자는 30대 직장인 김 모 씨.
김씨는 하루 전, ′서울검찰청 검사′라는 남성에게서 전화를 받았습니다.
범죄에 연루됐다는 겁니다.
[김 모 씨/보이스피싱 피해자]
″제 명의로 된 통장이 대포통장으로 사용이 돼서 이제 금융사기범의 피의자로 지목이 됐다라고 하였고‥″
시키는대로 ′경찰청앱′을 깔고 보내준 주소로 접속하자, 김 씨의 이름이 적힌 ′구속영장′이 떴습니다.
금융사기가 맞는지 금감원에 확인해보라는 말에 전화를 걸었더니 ′맞다′고 했습니다.
[김 모 씨/보이스피싱 피해자]
″사칭 검사가 계속 이제 얘기를 하고 그쪽 금융감독원 쪽으로 계속 전화를 유도를 시키더라고요 저한테. 전화를 했는데 어떤 팀장이 딱 받더라고요‥″
알고 보니 모두 한패였습니다.
가짜 경찰청앱이 김씨의 스마트폰을 해킹해 연락처까지 조작한 겁니다.
그런 줄 모르고 김 씨는 일당이 시키는 대로 6천만 원을 대출받았고, 이 돈을 인출하는 과정에서 은행원의 제지를 받았습니다.
[ㅇㅇ은행 창구 직원]
″고액을 출금을 하면 금융사기 예방 진단표라는 걸 작성을 해야 되거든요. 굉장히 신중하게 읽어보시고 약간 손도 좀 떨리는 것 같고‥″
은행의 도움은 이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보이스피싱 수거책은 모텔 앞에서 피해자에게 이렇게 두툼한 돈 봉투를 받아 떠났는데요.
그런데, 이 안에 든 건 현금이 아니었습니다.
계수기 점검에 쓰는 수표 크기의 용지로 피싱 조직원을 속인 겁니다.
[박규훈/ㅇㅇ은행 팀장]
″수표 크기와 동일한 용지를 봉투에다 넣어서 가시면 아무래도 그게 유사하기 때문에 범인들이 착각을 해서 눈치 채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을 해서‥″
챙긴 돈 봉투가 가짜인지 모른 채 범행 장소를 유유히 벗어나던 수거책은 불과 10분 만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MBC뉴스 백승우입니다.
영상취재 : 한재훈, 이준하 / 영상편집 : 양홍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