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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범
[알고보니] 세월호 피해자 의료지원 연장은 혈세낭비?
입력 | 2023-04-14 20:08 수정 | 2023-04-14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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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
세월호 피해자들은 의료비 지원을 놓고도 여전히 논란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내년이면 끝나는 국가의 의료비 지원을 기한 없이 연장하자는 내용의 법안이 최근 발의됐는데요.
보름 동안의 입법예고 기간 동안 작성된 의견 699개를 분석했더니 1개를 뺀 모두가 ′반대′였습니다.
과도한 지원이라는 이유인데, 사실인지 따져봤습니다.
◀ VCR ▶
반대 의견은 입법 예고 마지막날인 지난 10일에만 257개가 한꺼번에 올라왔습니다.
토씨 하나도 바꾸지 않은 똑같은 글이 연이어 반복되기도 하는데요.
하나같이 ′세금 낭비′라는 주장입니다.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에는 피해자들이 지원금으로 미용시술을 다닐 거다, 피부과, 치과, 성형외과에 갈 거다라는 댓글도 줄줄이 달렸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주장은 사실이 아닙니다.
정부 지침에 따르면, 의료비 지원은 세월호 사고와 연관이 있는 신체적, 정신적 질병과 후유증 치료로 엄격히 제한돼 있습니다.
트라우마로 치료를 받으려고 해도 반드시 의사의 판단이 있어야 하는 겁니다.
만약 허위 청구나 착오로 지급됐다면 이를 환수한다는 조항도 마련돼 있습니다.
오히려 세월호 참사 피해자라는 걸 드러내고 싶지 않아서, 지원 신청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는 게 현장의 설명입니다.
[정해선/안산온마음센터 부센터장]
″세월호 피해자라는 걸 밝히는 것도 힘들어하고, 아이들은 희생됐는데 내가 치료받는다는 자체가 힘든 거예요.″
◀ 기자 ▶
세월호 피해자에 대한 의료비 지원 연장이 ′중복 지원′이라는 비판도 있습니다.
이미 보상을 하고, 각종 지원을 해왔는데, 여기에다 의료비 지원까지 하느냐는 겁니다.
하지만 이런 주장 역시 사실이 아닙니다.
이미 배상금이나 보상금을 받은 생존자는 의료비 지원 대상에서 제외돼 있습니다.
정부의 배상금이나 보상금 안에 의료비가 포함됐다는 이유입니다.
◀ VCR ▶
지난 2021년 조사 결과 세월호 유가족 두 명 중 한 명, 생존자 네 명 중 한 명은 여전히 우울증 위험군에 속해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이들의 고통은 치유되지 않고 있는 겁니다.
미국은 지난 2001년 발생한 9.11 테러 피해자들에 대한 의료지원 기한을 2090년까지로 정해 사실상 평생 돕고 있습니다.
[김현수/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아픔이나 특정한 트라우마가 사실 10년 안에 치유된다, 이렇게 될 가능성은 없기 때문에‥원칙은 피해가 있는 한 지원은 계속된다는 것이 국제적인 관례라고 생각됩니다.″
올해 책정된 세월호 피해자 의료지원 예산은 9억 9천만 원.
소관 부처인 복지부 전체 예산 109조 원의 0.0009%를 차지합니다.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피해자들의 고통과 사회적 참사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생각할 때 의료비 지원 연장이 혈세낭비고, 과도하다는 주장은 사실과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알고보니 이준범입니다.
자료조사 : 박호수, 박호연 / 영상편집 : 조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