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윤성철

수도꼭지서 소금물 '뚝뚝'‥중남미 덮친 최악의 가뭄

입력 | 2023-05-20 20:22   수정 | 2023-05-20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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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남미 국가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가 역대급 가뭄이 불러온 물 부족 현상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수도꼭지에서 소금물이 나오고 가축들의 폐사가 잇따르면서 국민의 분노가 커지고 있는데요.

이번 가뭄으로 태평양과 대서양을 잇는 글로벌 물류 동맥, ′파나마 운하′의 수위까지 내려가면서 선박 통행도 제한될 정도입니다.

윤성철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리포트 ▶

물통을 들고나온 우루과이 시민들이 깨끗한 물을 내놓으라며 야간시위를 벌입니다.

이들이 분노한 이유는 음식의 간을 맞추지 않아도 될 만큼 짠맛이 나는 수돗물 때문입니다.

넉 달째 이어진 가뭄으로 수도권 상수원이 말라붙자, 정부가 염분 농도가 높은 강하구 물을 수돗물에 섞어 공급한 게 원인입니다.

우루과이 정부는 각급 학교에 학생당 1컵 이상의 물을 주지 말라는 지침까지 내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국민들의 원성이 거세지자, 우루과이 정부는 ″마시기 어렵지만, 못 마시는 물은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오히려 분노를 키웠습니다.

불안을 느낀 사람들이 마트로 달려가 생수 사재기에 나서면서 물 구하기는 말 그대로 ′하늘의 별 따기′가 됐습니다.

국경을 맞대고 있는 또 다른 남미 국가 아르헨티나도 최악의 가뭄이 불러온 물 부족 현상에 신음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광활한 목초지가 바닥이 쩍쩍 갈라진 황무지로 변하면서 뼈만 앙상하게 남은 가축들의 폐사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남아 있는 건초들의 품질도 형편없이 낮아져 젖소들의 우유 생산량이 뚝 떨어졌고, 우유 맛도 예전 같지 않습니다.

농작물 수확 역시 엄두조차 내기 힘든 상황입니다.

[마틴 스터라/농부]
″우리는 이런 가뭄을 경험한 적이 없습니다. 이 상황은 생지옥입니다. 그 누구도 이런 현상을 본 적이 없습니다.

중남미를 덮친 가뭄은 세계 교역량의 4%를 책임지는 글로벌 물류 동맥 ′파나마 운하′에도 심각한 타격을 줬습니다.

파나마 운하청은 가뭄으로 운하의 물길 수위가 낮아져 선박 화물량을 지속해서 제한하겠다는 공고문까지 띄운 상태입니다.

외신들은 화물업계가 컨테이너 선적량을 줄이고 화물 운송 비용을 인상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고 잇따라 보도했습니다.

MBC뉴스 윤성철입니다.

영상편집: 김창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