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제은효

"76학번 선배가 21학번 후배 죽여"‥'쓰레기차 참변' 동덕여대 농성 사흘째

입력 | 2023-06-15 20:12   수정 | 2023-06-15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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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열흘 전 동덕여대 학생이 학교 안에서 쓰레기 수거차에 치여 숨진 사고가 있었죠.

그 여파로 학생들이 총장 퇴진을 요구하며 본관 점거 농성을 벌이는 등 갈등이 커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아무리 안전 조치를 요구해도 학교 측이 듣지 않다가 참사가 났으니 책임을 지라는 건데요.

제은효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오늘 낮, 동덕여대.

정문부터 재단 이사장과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선전문들이 빽빽이 붙어 있습니다.

학교 안으로 들어가 보니 이사장의 동상에도, 전 이사장의 흉상에도, 학생들이 쓴 규탄 문구들이 가득합니다.

총장실이 있는 본관.

계단과 출입문 전체가 도배됐고, 1층에선 학생들의 밤낮 없는 농성이 사흘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학교는 학생들과 소통하여 안전 대책 마련하라. <마련하라 마련하라 마련하라.>″

지난 5일 오전, 이 대학 교내에서 재학생이 쓰레기 수거차량에 치여 숨졌습니다.

사고가 난 비탈길입니다.

가파른 경사 가장 위쪽에 위치해 있던 대형 쓰레기장은 사고 이후 철거되어 있습니다.

비탈길 가장자리 나무 계단 옆엔 철제 펜스가 새로 세워졌습니다.

다른 노후 시설물에 대한 개선도 사고가 난 뒤에야 이뤄졌습니다.

[주하나/동덕여대 부총학생회장]
″말하면 해결해 주겠다고 했었는데.. 사고가 일어나고 나서야 계단 보수가 일어났고 공사들이 전반적으로 진행됐습니다.″

학생들은 ′뒷북 대책′에 분통을 터뜨립니다.

이미 5년 전부터 학내 언론에서 비탈길의 위험성을 공론화했을 뿐 아니라, 지난해 총장과 학생회간의 회의에서도 학내 노후 시설에 대한 학교 측의 안일한 태도가 지적됐기 때문입니다.

당시 회의 속기록에는 ′노후 시설에 경각심을 가져줬으면 한다′ ′미리 점검해서 예방해야 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동덕여대 재학생]
″누가 대체 학교에서 안전사고로 인한 죽음이 발생할 것이라 생각을 하겠습니까. 이 모든 것은 김명애 총장과 조원영 이사장의 책임에 있습니다. 소중한 학우의 생명을 잃고 이제 서야 안전 대책 내세우겠다며..″

학생들의 반발이 커지자 총장은 오늘 사고 열흘 만에 처음으로 총학생회와 면담했습니다.

학생회는 안전 대책 마련과 함께 총장의 사퇴를 거듭 촉구했습니다.

그러나 김명애 총장은 사퇴 여부에 즉답을 피했고, 학생들은 김 총장의 퇴진 때까지 농성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MBC뉴스 제은효입니다.

영상취재: 이준하, 임지환 / 영상편집: 최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