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고재민

8년 만에 엔 800원대‥엔화에 주식까지 '바이 재팬'

입력 | 2023-06-19 20:11   수정 | 2023-06-19 20:16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100엔 당 원화 값이 오늘 한때 897.49원을 기록했습니다.

엔 환율이 800원대까지 떨어진 건 8년만인데요.

계속되는 엔화 약세에 일본을 찾는 관광객이 급증했고, 일본 주식에 대한 투자도 늘었습니다.

고재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일본행 항공편 체크인 카운터에 긴 줄이 늘어섰습니다.

[원채영/대학생]
″방학 동안에 이제 시간이 남으니까 여행 가려고‥일본이 제일 가깝고 지금 엔화가 싸서‥″

[한용필/직장인]
″엔화가 떨어진 영향도 분명히 있어서 선물이나 그런 거 사기에도 부담이 좀 적어서 (일본 여행을) 선택하게 되었어요.″

올해 4월까지 일본을 찾은 한국인은 206만 명을 넘겨, 지난해보다 125배나 늘었습니다.

특히, 엔저 영향이 컸습니다.

지난 4월까지도 100엔에 천 원 안팎이던 엔화 값은 오늘 오전 한때 100엔당 897.49원까지 떨어져 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미국과 유럽 등 대부분이 돈줄을 죄는 통화 긴축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데 일본만 반대로 완화 정책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은행은 지난 16일에도 단기금리를 -0.1%로, 장기금리에 해당하는 10년 물 국채금리를 0%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황세운/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일본 중앙은행은 사실 기존의 입장에서 거의 변화가 없단 말이에요. 통화공급을 적극적으로 하는 정책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엔화가 쌀 때 미리 바꿔두자는 사람도 늘었습니다.

지난달 국내 4대 시중은행에서 엔화 환전 액수는 301억 엔을 넘겨 1년 전보다 5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일본 주식 투자 수요도 늘어 지난달 국내 투자자들은 일본 주식 약 439억 6천만 원어치를 순매수했습니다.

하지만, 일본의 통화정책 기조가 언제든 바뀔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박상현/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
″일본의 통화정책 자체가 긴축적으로 선회한다고 하면, 엔저 현상 자체가 사라지면서 주가 자체도 사실은 좀 조정을 받을 수 있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엔저가 장기화할 경우 우리나라는 자동차, 철강 등 일본과 수출 경쟁 중인 품목에서 경쟁력이 약해질 수 있습니다.

또, 일본으로 나가는 한국 관광객이 너무 늘어 경상수지가 나빠질 우려도 나옵니다.

MBC뉴스 고재민입니다.

영상취재 : 나준영 / 영상편집 : 이정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