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상훈

여론 뜨거웠던 권경애‥다른 '불성실 변호사' 징계는 '깜깜'

입력 | 2023-06-25 20:13   수정 | 2023-06-25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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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학교폭력에 시달리다 숨진 학생 유족의 소송을 맡아놓고 변호사가 세 번이나 재판에 나가지 않아 패소한 사건.

문제의 권경애 변호사에게 지난주 정직 1년의 징계가 결정됐습니다.

많이 배우고 사회적 책임도 무거운 변호사가 재판 불출석 때문에 패소했단 사실만으로 큰 공분을 샀는데요.

사건을 맡길 때 이런 ′불성실′ 변호사들을 피하려면 누가 왜 징계를 받고 있고, 그 결과는 어떤지 쉽게 확인할 수 있어야겠죠.

그런데 현실은 깜깜이였습니다.

김상훈 기자가 변호사 징계 절차의 문제점을 짚어봤습니다.

◀ 리포트 ▶

권경애 변호사의 불출석으로 허무하게 재판에서 패소한 고 박주원 양의 어머니.

피해를 호소할 기회조차 없었습니다.

[이기철/고 박주원 양 어머니]
″저를 만나서 얘기를 한다 이런 것도 없고요.″

권 변호사는 대한변협의 직권조사로 두 달 열흘 만에 징계가 마무리됐습니다.

MBC가 보도했던, 다른 불성실 변호사들의 징계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체육계 인권변호사를 자처하며 소송을 맡고도 재판에 안 나가 패소했던 박 모 변호사.

두 달 넘게 징계가 늘어지자, 피해자에게 진정을 취소해 달라는 연락이 왔습니다.

[여준형/박 변호사 의뢰인]
″′진정 넣었는데 그걸 어떻게 취소하냐?′ 그랬더니 ′취소했다가 다시 넣으면 되지 않냐′는 거예요. 저한테″

″코로나에 걸렸다″며 경찰 동행을 피하더니, 격리 기간 사무실에서 목격된 진 모 변호사.

변협은 4달이 지나도록 여전히 조사 중입니다.

징계 대상도 절차도 모두 비공개이다 보니, 징계 심사 중에도 계속 사건을 맡기도 합니다.

판사와 로스쿨 교수 출신인 변모 변호사, 수임료만 받고 일을 안 한다는 진정을 세 건이나 접수하고도, 정직 3개월 징계에 1년 석 달이 걸렸습니다.

그동안 ′먹튀′ 수임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문 모 씨/변 변호사 의뢰인]
″다른 피해자를 막아줘야 되는데, 그걸 막아주지 않고, 기간을 아예 제공을 해주는 거잖아요.″

징계 수위에 대해 항의할 방법도 없습니다.

피해자가 아닌 징계 당한 변호사가 한 달 안에 이의를 신청할 수 있는 게 전부입니다.

[여준형/박 변호사 의뢰인]
″이의 신청은 피해자는 못하고, 그것도 공평하지 않은 것 같고‥″

기약도 없고 내용도 알 수 없는 데다 이의 신청도 할 수 없는 변호사 징계.

변협은 징계 절차는 법령에 정해져 있고, 사실관계를 꼼꼼히 검토하려면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만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상훈입니다.

영상편집: 김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