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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윤수
"박원순·손석희 책 있나?"‥조경태, 고교에 자료 요구
입력 | 2023-06-27 20:16 수정 | 2023-06-27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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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한 여당의원이 전국의 고등학교 도서관에 특정한 책이 있는지 조사하라고 요구했습니다.
항목을 봤더니, 정치인, 특히 역대 대통령들과 함께 박원순 전 서울시장, 또 ′세월호′ 관련 책도 있는지 파악해 보고하라고 했습니다.
책 몇 권으로 학교마다 정치 성향을 재단하겠다는 의도는 아닌지, 교사들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지윤수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에 오늘 교육청 공문이 도착했습니다.
특정 인물과 관련된 책이 도서관에 있는지 조사하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이 정치인이었습니다.
[경기도 00고교 사서 교사]
″키워드에 해당되는 책을 보유하고 있는가, 아닌가를 확인하는 건데‥키워드가 편향적이라고 해야 되나 그런 느낌을 받았고요.″
공문에선 10명을 거명했습니다.
역대 대통령으로 이승만, 박정희,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도 포함됐습니다.
여기에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언론인 손석희 씨가 등장했습니다.
또, 세월호와 새마을 운동도 조사 대상이었습니다.
확인해보니 조사를 요청한 곳은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실이었습니다.
MBC 취재 결과,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 모두 똑같은 요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00교육청 관계자]
″내용이 상당히 이질적이긴 하지만, 특이하긴 하지만‥ 관련 법규 등에 의해 시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요청에 따라 전국의 모든 고등학교가 이번 주까지 책 보유 현황을 집계해 제출해야 합니다.
[전북 00고교 사서 교사]
″교육기관이기 때문에 정치적인 중립성을 보장받고 있잖아요. 학교로 이런 공문이 온다는 것 자체도 황당하고 분노했습니다.″
사서 교사들은 현직 여당의원이 학교에 비치된 책으로 정치 성향을 검열하려는 건 아닌지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습니다.
[박은정/전국사서교사노조]
″의원실에 전화했더니 ′민원이 들어왔다, 도서관 정치 편향′이라고‥학교에서는 교육적으로 필요한 자료를 도서관에 놓는 건데 사전 검열식으로 이걸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해 조경태 의원실은 ″단순히 도서 현황을 파악하려는 차원에서 자료를 요구한 통상적 의정 활동의 일환이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MBC뉴스 지윤수입니다.
영상편집 : 김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