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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구민
'좀비마약' 4만명 치사량을 1명에게‥현역 의사 첫 구속기소
입력 | 2023-06-27 20:38 수정 | 2023-06-27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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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은,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부작용 때문에 이른바 ′좀비 마약′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통증이 극심한 환자에게만 극히 제한적으로 처방을 하는데요.
한 의사가 중독자 한 명에게 4만 명분의 펜타닐을 처방해 주고 중독을 방치했다가 구속이 됐습니다.
펜타닐 불법 유통으로 현역 의사가 구속된 건 이번이 처음인데요.
손구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모자를 깊게 눌러 쓴 한 남성이 병원 창구를 찾아왔습니다.
그런데, 의사는 남성을 진료실로 부르지도 않은 채, 마우스를 클릭해 처방전을 써 줍니다.
처방전을 받아 약국을 찾아간 남성.
5만 원 지폐를 세서 내고, 잠시 뒤 봉투 하나를 받아 약국을 나섭니다.
허리디스크 환자인 척 연기해,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 패치를 받아낸 겁니다.
가정의학과 의사 59살 신모씨는, 이 남성에게 3백여 차례에 걸쳐 4천 8백여 개 펜타닐 패치를 처방해줬습니다.
펜타닐은 극소량으로도 사람이 숨질 수 있는데, 몸에 붙여 천천히 흡수되는 패치 형태라 해도, 펜타닐 성분의 양만으로는 4만 명분 치사량에 해당됩니다.
검찰은 펜타닐 중독을 묵인한 채 마약을 유통한 혐의로 의사 신씨를 구속했습니다.
국내에서 펜타닐 유통 혐의로 현역 의사가 구속된 건 처음입니다.
[이범진/아주대 약학과 교수]
″불법 마약은 단속을 많이 하고 있지만 이런 것들은 다 합법적 마약류잖아요. 이런 범죄 유형이 계속 늘어서 이것도 간과할 수 없는‥″
펜타닐은 말기 암환자 등 통증이 극심한 환자에게만 쓰여온 마약성 진통제입니다.
헤로인의 50배, 모르핀의 100배에 달하는 중독성과 환각 효과를 보이면서, 최근 들어 마약으로 악용돼왔습니다.
몸을 늘어뜨리는 증상 때문에 ′좀비마약′으로 불리는데, 미국에선 매년 수만 명이 펜타닐 중독으로 숨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선 의사의 불법 처방으로 펜타닐이 조금씩 퍼지는 상황.
검찰은 신씨와 또 다른 정형외과 의사 등 현역 의사 두 명을 재판에 넘겼습니다.
또, 3년간 두 의사를 포함해 15개 병원에서 7천6백 개 펜타닐 패치를 받아내 일부를 유통한 혐의로 중독자 1명도 기소했습니다.
MBC뉴스 손구민입니다.
영상취재: 고헌주 / 영상편집: 이정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