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장인수

미국 호송 대신 북으로?‥주한미군 '월북' 미스터리

입력 | 2023-07-19 20:33   수정 | 2023-07-19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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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판문점 공동 경비 구역을 견학하다 갑자기 북한으로 넘어간 주한 미군 병사의 수상한 정황이 조금씩 확인되고 있습니다.

미국은 일단 징계를 앞두고 있던 병사의 ′자진 월북′으로 규정하고 송환을 협의하겠다는 입장인데요.

북한이 ′체제 선전′에 활용할 가능성이 높아서 끊겨버린 북·미 대화에 난관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장인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월북한 병사는 주한미군 소속 23살 트래비스 킹 이등병으로 파악됐습니다.

복무 도중 수차례 징계를 받아 진급이 보류된 것으로 전해졌는데, 지난해엔 서울 홍대 클럽에서 한국인을 때린 혐의로 조사를 받았고, 출동한 순찰차를 발로 차 5백만 원의 벌금형도 받은 걸로 확인됐습니다.

CNN 등 미국 언론들은 ″킹 이병이 추가 징계를 위해 미국으로 호송되던 중, 공항에서 도주했다″고 전했습니다.

킹 이병은 공항을 빠져나온 다음날 민간 여행사를 통해 JSA 견학에 참여했는데, 판문점 경비를 관할하는 유엔군사령부의 신원 확인을 어떻게 통과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미국 정부는 ″고의적인 무단 월북″으로 규정하고, ″유엔군사령부 등을 통해 북한과 접촉하고 있다″고만 설명했습니다.

[카린 장 피에르/미국 백악관 대변인]
″지금 이 병사가 잘 있는지 확인하는 게 우리의 주요 관심사입니다.″

2017년 대학생 오토 웜비어 사망으로 북한을 ′여행 금지국′으로 지정한 이후, 미군 병사가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은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앞서 2018년엔 폼페이오 당시 국무장관이 2009년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을 데려온 적이 있지만, ′자진 월북′이란 점에서 송환 협상까지는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됩니다.

냉랭한 북미 관계 속에서 북한이 이번 사건을 ′체제 선전′에 활용할 거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북한은 아직 킹 이병의 월북 사실을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MBC뉴스 장인수입니다.

영상편집: 김연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