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대웅

"살아남은 죄책감 고통"‥참사 생존자들, 김영환 지사 등 고소

입력 | 2023-08-16 19:58   수정 | 2023-08-16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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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이렇게 생사를 다투는 참사 현장에서 가까스로 살아나온 이들은 지난 한 달 동안 사고 충격은 물론, 나만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에도 시달려 왔습니다.

이들은 생존자협의회를 만들고, 김영환 충북지사와 이범석 청주시장 등을 검찰에 고소했습니다.

김대웅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급류처럼 끝없이 지하차도로 쏟아져 들어왔던 흙탕물.

생존자들은 서로를 도와가며 지옥 같은 현장에서 간신히 탈출했습니다.

그런데 뒤이어 찾아온 건 끔찍한 악몽과 환청이었습니다.

유리창이 깨지고 살려달라고 울부짖던 747번 버스 승객들.

강한 물살에 힘없이 쓸려가던 동료들.

이들에게 손 내밀지 못한 채 홀로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은 밤낮으로 떠올랐습니다.

[오송 지하차도 참사 생존자 (음성변조)]
″도와달라고 요청을 저한테 말씀을 하셨는데 제가 도와드리지 못한다고 말씀을 드렸어요. 그게 너무 가슴이 아파서 그것 때문에 제가 죄인 같고요…″

생존자들은 사고 이후 원인 모를 가슴 통증과 불면증에 시달렸고 우울증이 와서 탈모까지 생겼습니다.

밥을 먹는 것조차 죄스러워 약에 의존해 버텨내고 있습니다.

[오송 지하차도 참사 생존자 (음성변조)]
″저희도 일상생활을 하니까 배가 고프고 잠도 오잖아요. 근데 배고픈 제가 너무 싫은 거예요.″

생존자들을 더욱 괴롭게 한 건 경찰 조사였습니다.

참혹했던 당시 기억을 떠올리며 또 한 번 절망감과 죄책감에 빠져야 했습니다.

참사 이후 생업도 포기한 채 지내야 했지만, 제대로 된 보상도 없었습니다.

2주가 지난 뒤, 100만 원 이내의 심리치료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는 관계 당국의 안내가 전부였습니다.

결국 생존자 가운데 11명이 협의회를 구성하고 공동 대응에 나섰습니다.

이들은 김영환 충북지사와 이범석 청주시장, 이상래 행복청장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경찰과 소방 관계자 3명을 직무 유기로 고소했습니다.

[오송 지하차도 참사 생존자]
″우리 생존자들은 특별 대우를 원하지 않습니다. 다만 똑같은 시민으로서 안전할 권리, 피해자로서 온전하게 일상을 돌아갈 권리를 보장받고 싶습니다.″

생존자들은 또 인터넷과 SNS에서 심각한 2차 가해를 당하고 있다며 극한 상황에서 가까스로 탈출한 생존자 임을 기억해달라고 말했습니다.

MBC뉴스 김대웅입니다.

영상취재 : 김병수(충북), 김현준(충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