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후손, 육사 명예졸업증 반납‥"독립운동 역사 단절 선언해"

입력 | 2023-09-15 20:00   수정 | 2023-09-15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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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오늘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이 육군사관학교가 수여한 선조들의 명예 졸업증을 반납하고 나섰습니다.

이들은 육사가 홍범도 장군을 비롯한 독립운동가 다섯 명의 흉상을 철거하고 이전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서 규탄하면서, 이번 결정이 ″육사의 역사에서 독립운동을 지워버리는 행위″라고 비판했습니다.

제은효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육군사관학교 정문 앞에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이 모였습니다.

이들의 손에 들린 건 선조들의 ′육사 명예 졸업증′.

후배 군인들의 정신적 귀감이란 증표로 받은걸, 5년 만에 반납하겠다고 나선 겁니다.

신흥무관학교 교장을 지낸 윤기섭 선생과 한국독립군 총사령관이었던 지청천 장군,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지낸 이상룡 선생의 후손들입니다.

이들은 홍범도 장군과 신흥무관학교 출신 독립투사들의 흉상을 철거하고 이전하려는 움직임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이준식/지청천 장군 후손]
″사실상 육군사관학교의 역사에서 독립운동의 역사를 지워버리는, 독립운동의 역사와의 단절을 선언하는 것이라고 저는 받아들였습니다.″

명예졸업증을 줄 때만 해도 ′독립군과 광복군의 독립 정신이 대한민국 국군의 정신적 뿌리′라고 했던 육사가 이제 와서 정체성에 맞지 않다며 말을 바꾼 게 더 큰 모욕이라고 성토했습니다.

후손들은 특히 ′1945년 설립된 군사영어학교를 모체로 한 국방경비사관학교를 육사의 정신적 뿌리로 본다′고 했던 이종섭 국방장관을 규탄했습니다.

[이준식/지청천 장군 후손]
″육군사관학교에서 독립운동가들에게 준 명예졸업증서도 아무 의미가 없다. 이건 휴지 조각과 마찬가지라고 생각을 해서..″

이들은 반납 의사를 밝혔지만 육사가 아무 대응도 않고 있다며 육사 정문 앞에 졸업증을 두고 갔습니다.

지난 2018년 이후 문재인 정부에서 육사 명예졸업증을 받은 사람은 30여 명.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와 이회영 선생의 후손 등도, 졸업증 반납을 고려하고 있는 걸로 전해졌습니다.

육사는 오늘 입장문을 통해 ″1945년 12월 개교한 군사영어학교가 모체이며, 독립군을 양성한 신흥무관학교 등 근대적 군사교육기관들도 육사의 ′정신적 연원′으로 삼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MBC뉴스 제은효입니다.

영상취재 : 김승우 / 영상편집 : 권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