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임소정

영화 관객 사로잡은 '그 때 그 시절' 가요

입력 | 2023-10-09 20:38   수정 | 2023-10-0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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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어떤 음악을 들으면 자연스럽게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오를 때가 있죠?

관객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음악, 영화의 필수 요소인데요.

올해 개봉한 영화에서는 70~80년대 음악들이 유독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영화 밀수의 음악 감독을 맡은 가수 장기하 씨를 임소정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리포트 ▶

시원하게 물살을 가르는 배 위로, 구성진 멜로디가 흐릅니다.

해녀들이 물속에서 전복 대신 물건을 건져올릴 땐, 음악도 달라집니다.

올여름 극장가 최고 흥행작 <밀수>에선 70년대를 풍미한 가요 14곡이 내내 관객들을 끌어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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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의 음악감독은 밴드 음악으로 익숙한 가수 장기하.

시나리오 작성 단계부터 류승완 감독이 점찍어둔 곡들에 그의 감각이 더해졌고, 한국영화평론가협회는 음악상을 선사했습니다.

70년대생도 아닌 그가, 그 시절 음악에 진심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장기하/영화(밀수)음악감독]
″(1970년대 음악의 매력은) 우리 말을 이제 우리 말답게 다룬다는 점이었거든요. 오래된 음악은 촌스러울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쓰는 말을 그대로 음악으로 만드는 그 방식이 오히려 더 세련된 방식이라고…″

특히 70~80년대를 대표하는 밴드 <산울림>의 음악이 깔린 색다른 액션신도 화제였는데요.

[장기하/영화(밀수)음악감독]
″영상이 중요한 시대다 보니까 영화가 재미있고 음악이 영화랑 어울리면 세대가 젊을수록 경계를 좀 흐릿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

그래서였을까요?

젊은 세대들이 즉각 반응했습니다.

유튜브와 틱톡 등에서 이들 가요의 재생 횟수가 10배 이상 늘었던 건데요.

[장기하/영화(밀수)음악감독]
″직관적으로 노래가 다가온다는 느낌을 받으시는 경우가 많을 거라고 생각해요.″

영화 <거미집>, <콘크리트 유토피아>에서도 김추자, ′사랑과 평화′ 등이 남긴 명곡들이 적극 활용됐습니다.

[정덕현/대중문화평론가]
″기성세대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면도 있지만 젊은 세대들한테는 또 약간 힙한 느낌으로 받아들여지는 경향도 있어서 관객을 끌어모으는 데 있어서 좀 폭넓은 세대를 가져가는 방식..″

스크린을 통해 듣는 흘러간 그 때 그 시절의 음악.

익숙한 듯, 때로는 낯선 신선함으로 영화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MBC뉴스 임소정입니다.

영상취재:김희건/영상편집:이화영/그래픽:백지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