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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준
[집중취재M] 설악산 케이블카 착공식‥공사 예정지를 따라 미리 올라보니
입력 | 2023-11-20 20:02 수정 | 2023-11-20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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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산, 국립공원 설악산에 설치되는 ′오색케이블카′가 오늘 첫 삽을 떴습니다.
처음 이 사업이 추진된 지 41년 만인데요.
올해 초 환경영향평가를 조건부로 통과한 이후 일사천리 진행됐습니다.
논란은 여전합니다.
관광객 유치로 지역 발전 효과가 기대되지만 환경 파괴 우려도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류현준 기자가 케이블카 공사 예정지를 따라 직접 설악산을 올라가며 살펴봤습니다.
◀ 리포트 ▶
1982년 처음 추진된 지 41년 만에 설악산 오색케이블카가 착공식을 가졌습니다.
[한덕수/국무총리]
″대통령께서도 지난 대선 당시에 이 사업을 조속히 추진할 것을 (약속하셨습니다.)″
내년 3월 공사를 시작해 오는 2026년 초 개통할 예정인데, 오색 지구에서 해발 1천6백미터 끝청 아래까지 3.3 킬로미터 구간을 14분여 만에 올라갈 수 있습니다.
시간당 825명씩 한해 관광객 1백만 명을 실어 나를 수 있어, 1천369억 원의 경제 효과가 기대됩니다.
오색 지구에서 케이블카 노선 옆 등산로를 따라 정상인 대청봉까지 올라가 봤습니다.
편도 약 4시간, 최단 코스인 만큼 시작부터 가파른 경사가 이어집니다.
이 길을 따라 올라가면 끝청 인근에 상부정류장이 나오게 되는데요. 능선 위로 케이블카가 지나가기 때문에 양 옆으로 수려한 설악산의 경관을 구경할 수 있게 됩니다.
오색 탐방로 이용객은 한해 6만여 명.
길 곳곳에 나무뿌리가 훤히 드러나 있고 상처들은 점점 심해지고 있어, 탐방로 복구공사가 끊이질 않습니다.
[박은정/녹색연합 자연생태팀장]
″여기는 이제 식생도 못 자라고 바닥이 콘크리트화돼서 물이 계속 쓸려 내려가는 거예요.″
케이블을 연결할 6개의 기둥과 상부 정류소 등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산림 훼손이 더 심해질 것으로 우려됩니다.
산 중턱에 오르자 정류소 쪽 끝청과 대청봉의 갈림길이 나옵니다.
이곳에서 250여 미터 떨어진 곳에는 케이블카의 네 번째 철탑이 들어설 예정인데요.
이곳은 산양과 담비와 같은 멸종위기종의 주요 서식지입니다.
이곳에선 지난해 멸종위기 1급 산양의 모습이 관찰되기도 했습니다.
우리 국토의 4%밖에 안 되는 국립공원에 멸종위기종의 66%가 살고 있는 만큼 희귀 동식물 훼손도 걱정입니다.
해발 1700m가 넘는 설악산의 최고봉 대청봉에 도착했는데요.
저희 취재팀은 이곳까지 4시간 반이 걸렸지만 케이블카를 타면 저 끝점까지 15분이면 올라갈 수 있습니다.
끝청에서 대청봉까지는 불과 1.5km, 한 시간 거리여서 노약자 같은 교통약자도 접근이 쉬워집니다.
강원도는 환경훼손을 우려해 케이블카 이용객은 등산로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막겠다는 방침이지만, 과거 덕유산 케이블카에서 운영 방침이 바뀐 전례가 있습니다.
[박은정/녹색연합 자연생태팀장]
″(덕유산에선) 좀만 더 가면 정상인데 열어 달라. 그래서 결국 열어줬어요. 결과는 국립공원 중에서도 훼손이 가장 심각한 (곳이 됐습니다.)″
설악산은 세계자연보전연맹이 지정한 보전가치가 가장 높은 ′1A 등급′ 지역입니다.
하지만 보전보다 개발 이익을 선택했고, 다른 국립공원에도 케이블카 사업 신청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MBC뉴스 류현준입니다.
영상취재: 이관호, 양성주 (강원영동) / 영상편집 : 이화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