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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웅성
"농사 준비도 막막해요"‥화마에 마을이 '잿더미'
입력 | 2023-04-05 06:06 수정 | 2023-04-05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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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이번에 가장 큰 피해를 남긴 충남 홍성 산불은 마을까지 휩쓸었습니다.
집과 살림살이, 키우던 가축마저 모두 불에 탔는데요.
윤웅성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산불이 휩쓸고 지나간 마을.
곳곳이 불에 타고 이제 남은 게 거의 없습니다.
박영순 할머니 집도 앙상하게 뻐대만 남았습니다.
불을 피해 황급히 몸만 빠져 나왔다가 돌아왔는데, 세간살이이며 옷가지며 모두 화마가 집어 삼켰습니다.
[박영순/산불 피해 주민]
″냉장고 200L 짜리를 두 개 들여놨는데, 하나도 없네.″
키우던 반려견 세마리 중 한 마리는 안타깝게도 타오르는 불길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불은 전 재산이나 다름없던 농장도 덮쳤습니다.
동네 이장이 애지중지 키우던 돼지 850여 마리도 불에 다 타 버렸습니다.
불을 피해 탈출하려던 돼지의 사체가 돈사 입구에 아직까지 그대로 놓여있는데요.
철거에만 수천만 원이 필요해 복구는 엄두도 못 내고 있습니다.
마을 노인들 대피를 돕다가 정작 농장은 지켜내지 못했습니다.
[함수일/충남 홍성군 양곡리 이장]
″(어르신) 몇 분들을 회관에다 모셔다드리고 마을 이장으로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까 어쩌다 보니까 축사에 불이 붙었어요. 그래서 발만 동동 구르고…″
영농철을 앞두고 있는 농민들은 농기계가 불에 타 올해 농사 준비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산불 피해 주민]
″(화상 입은 소들을) 처분을 해야 하는데, 제값도 못 받고 싸게 처분을 해야죠. 물도 안 나오고, 전기도 안 나오고 있어요.″
산불 피해가 집중된 홍성군 서부면은 전체 면적의 4분의 1이 불에 탄 것으로 추산됩니다.
잡힐 듯 잡히지 않던 산불은 53시간 만에 겨우 꺼졌지만, 주민들의 고통스러운 시간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MBC뉴스 윤웅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