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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열고 투신 사망‥반복된 추락사, 왜?

입력 | 2023-04-28 06:38   수정 | 2023-04-28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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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최근 경기도 안산의 한 정신병원에서 40대 환자가 4층 창문을 열고 뛰어내려 숨졌습니다.

이 병원에선 2년 전에도 추락사가 있었는데요.

그 이후에 병원 이름과 원장만 바뀌었습니다.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지, 윤상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경기도 안산의 한 정신병원.

건물 앞 인도에 한 여성이 쓰러져 있습니다.

병원 관계자들이 이 여성을 휠체어에 태웠다가 다시 눕히는 등 우왕좌왕합니다.

곧 들것에 실려 병원에 이송됐지만, 끝내 숨을 거뒀습니다.

숨진 여성은 불과 한 달 전에 입원한 환자였습니다.

본인이 머물던 폐쇄병동 4층의 창문을 통해 뛰어내린 겁니다.

이 병원 창문은 폭 20cm 정도만 열리도록 고정 장치가 달려 있는데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MBC 취재 결과, 이 병원 건물에서 환자가 떨어져 사망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습니다.

2년 전에도 폐쇄병동 5층에서 환자가 창문을 열고 뛰어내려 숨졌습니다.

그 뒤에도 ′추락방지 시설′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아 같은 사건이 되풀이된 겁니다.

[OO 정신병원 관계자]
″<행정부장님이라든가, 아무도 안 계신 거예요?> 네. <사망 사고는 왜 일어난 거예요?> ….″

관할 보건소는 병원을 문제 삼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불이 났을 때 탈출이 가능하려면 창문이 완전히 개방될 수 있도록 하는 소방법 규정을 지켜야 하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아파트 옥상 문처럼, 창문도 평소에 닫혀 있다가 비상시에만 열리게 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그럼에도 ′추락 방지′ 시설 기준이나 설치 의무가 없다 보니 안전 대책에는 소홀하기 쉽습니다.

10년 전 서울의 한 정신병원 폐쇄병동에서 환자가 유리창을 발로 차 부순 뒤 뛰어내려 숨지는 사건이 있었는데, 대법원은 병원 측의 유죄를 확정했습니다.

환자들이 창문을 통해 극단적 선택이나 탈출할 가능성이 높은데도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정신병원같은 특수 시설에 대한 안전 설비 의무화 등 당국의 기준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MBC뉴스 윤상문입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1388′, ′다 들어줄 개′ 채널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