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정자형

21년 전 살해된 경찰‥범인은 '은행강도'

입력 | 2023-06-23 06:56   수정 | 2023-06-23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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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2002년 9월 새벽, 전주의 한 파출소에 들이닥친 괴한이 경찰관을 찔러 살해하고, 장전된 권총도 훔쳐 간 사건.

20년 넘게 실마리를 찾지 못했던 미제사건의 범인이 특정됐습니다.

경찰은 대전 은행 권총 강도 살인사건의 공범 이정학의 단독 범행으로 결론 내렸습니다.

정자형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3월 울산의 한 여관.

경찰 수사관들이 천장 속에서 무언가를 찾아냅니다.

[경찰 관계자]
″잠깐 이쪽으로 오시죠. 천장에서 뭘 좀 찾아서…″

21년 전 전주 금암2파출소에서 사라졌던 고 백선기 경사의 38구경 권총이었습니다.

백 경사 피살사건은 지난 2002년 9월 20일 새벽에 발생했습니다.

당시 파출소에서 근무를 하던 백 경사는 괴한의 흉기에 찔려 숨졌습니다.

그리고 실탄과 공포탄이 장전돼 있던 권총도 사라졌습니다.

경찰은 그동안 풀리지 않던 장기 미제사건의 중요 증거가 발견됨에 따라 재수사에 착수했습니다.

그리고 114일간의 수사 끝에 백 경사 피살사건의 용의자로 2001년 대전 은행 강도 살인사건의 공범 중 한 명인 이정학을 지목했습니다.

[이후신/전북경찰청 형사과장]
″목돈을 마련하기 위해 대전 국민은행 강도 살인 사건과 유사한 형태의 범행을 계획하였고, 경비원 등을 제압할 도구인 흉기가 필요했습니다.″

경찰은 총기 위치를 제보한 대전 은행 강도 살인사건의 다른 공범인 이승만과 이정학을 놓고 10여 차례 조사를 벌였습니다.

이승만의 증언은 구체적이고 신빙성이 있었지만 이정학의 진술은 번복되고 앞뒤가 맞지 않았다며 이정학의 단독 범행으로 결론지었습니다.

경찰은 이정학이 과거 전주에서 불법 음반 유통업을 해오며 익힌 지리감을 토대로 홀로 범행을 계획하고 실행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사라졌던 권총은 사용된 적이 없었다고 경찰은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장전돼 있던 실탄 4발과 공포탄 1발은 끝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탄환을 우유 통에 넣어 고속도로 휴게소에 버렸다는 이승만의 진술만 남았습니다.

경찰은 다음 주 백 경사를 살해하고 총기를 훔쳐 간 혐의로 이정학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입니다.

MBC뉴스 정자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