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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원
"사과 한마디 없었다"‥여전한 '폭염 노동'
입력 | 2023-08-03 07:24 수정 | 2023-08-03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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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두 달 전 코스트코 주차장에서 폭염 속에 카트를 운반하다 숨진 고 김동호 씨의 49재를 앞두고, 동료들의 추모집회가 열렸습니다.
폭염이 더 심해진 요즘은 근무환경이 나아졌을지 송재원 기자가 다시 현장에 가봤습니다.
◀ 리포트 ▶
쇼핑카트 안에 놓인 청년의 영정.
노동자들이 카트 안에 흰 국화를 넣고 머리를 숙입니다.
지난 6월 19일, 경기 하남 코스트코 주차장에서 폭염 속에 카트 운반업무를 하다 숨진 고 김동호 씨의 추모집회입니다.
″청년노동자가 죽었다. 코스트코가 책임져라!″
동호 씨의 49재를 나흘 앞둔 오늘.
코스트코 노동환경은 좀 나아졌을까?
마트 주차장 2층입니다.
천장에는 이렇게 공기 순환기가 설치돼있지만 이곳의 온도는 35도를 넘겼습니다.
같은 시각 하남의 공식 기온은 33.4도, 바깥보다 주차장이 더 뜨거운 겁니다.
[하남 코스트코 노동자]
″그늘만 있지만 되게 콘크리트가 덥잖아요. 지나다닐 때마다 땀이 너무 많이 흘려서 팬티까지 젖는다 하더라고요. 지금은 양말까지 젖더라고…″
한 번에 수십 개씩 밀던 카트도 규정대로 6대씩 밀도록 공지했지만, 직원들은 일이 더 힘들어졌다고 합니다.
어차피 매시간 작업량은 그대로라 이동 거리만 늘었다는 겁니다.
인력 확충이 절실한데도 코스트코 측은 김 씨가 숨진 뒤 단기 아르바이트생들만 늘렸습니다.
[하남 코스트코 노동자]
″명절 한 텀(기간)만 그냥 시즌을 이용하는 거지. 나머지는 다 직원들이 뼈 빠지면서 일하고.″
동호 씨 아버지는 코스트코 측이 지금도 사과는커녕, 아들에게 원래 지병이 있었던 걸로 몰아간다며 분통을 터뜨립니다.
김 씨의 사망진단서엔 ′폐색전증 및 온열에 의한 과도한 탈수′란 사인이 또렷이 적시 돼 있습니다.
아들이 떠난 지 벌써 두 달, 거세지는 폭염만큼이나 분노가 커져갑니다.
[김길성/고 김동호 씨 아버지]
″사측이 유감 한마디 표명한다는 게 목숨보다 더 귀한 건지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비록 옆에 없지만 굉장히 자랑스럽고 너무 보고 싶습니다.″
고용노동부 경기지청은 코스트코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수사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송재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