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왕종명

"미국인 석방 대가, 한국 내 이란 자금 해제"

입력 | 2023-08-11 06:16   수정 | 2023-08-11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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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미국과 이란이 이란에 수감돼 있는 미국인 석방을 합의했습니다.

석방 대가로, 우리나라 은행에 동결된 9조 원대 이란 석유 대금을 해제하기로 했습니다.

워싱턴에서 왕종명 특파원입니다.

◀ 리포트 ▶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이란에 부당하게 구금돼 있는 미국인 5명이 석방돼 가택 연금에 들어갔다″고 발표했습니다.

미국과 이란 사이 어떤 합의를 거쳐 석방됐는지에 대해선 최종 석방을 위한 협상이 아직 진행 중이라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관련해서 뉴욕타임스는 이란이 미국인을 석방하는 대가로 미국은 한국 내 동결돼 있는 이란 자금의 해제와 미국 내 수감된 일부 이란인 석방을 약속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국의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에 있는 이란중앙은행 명의 계좌에는 약 70억 달러, 우리 돈 9조2 천억 원 규모의 석유 결제 대금이 동결돼 있는데 이란중앙은행이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되면서 묶여 있는 상태입니다.

두 나라 합의에 따라 이란이 한국 내 동결 자금을 수령하게 되면 미국인 5명도 동시에 가택 연금에서 풀려나 최종 석방될 것으로 보입니다.

분쟁 전문가들은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거액의 이란 돈을 옮기려면 복잡한 제재 면제와 허가가 필요하기 때문에 4~6주의 시간이 걸릴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이란에는 2015년 출장 중 체포돼 스파이 혐의로 징역 10년 형을 선고받은 시아마크 나마지 등 미국인 5명이 처우가 가혹한 것으로 알려진 테헤란 에비 교도소에 수감돼 있었습니다.

[시아마크 나마지/지난 3월 옥중 인터뷰]
″저는 몇 달 동안 옷장 크기의 독방에 갇혀 바닥에서 잠을 자고 문 밑에서 개처럼 먹으며 지냈습니다. 솔직히 말해 이 정도는 약과입니다.″

이란은 동결 자금을 인도주의 목적으로만 사용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다고 하는데 결국 이란 혁명 수비대의 무장을 강화하는 데 사용될 거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MBC뉴스 왕종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