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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우
"그저 일하는 게 바람"‥일자리 찾아 헤매는 노인들
입력 | 2024-01-01 20:24 수정 | 2024-01-01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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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이렇게 새로 태어나는 아이들은 줄고 있지만, 노인 인구는 계속 늘고 있습니다.
생계를 위해 일을 해야 하는 노인 수도 따라서 점점 많아지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들의 일자리는 그만큼 늘어나지 않을뿐더러, 질도 그리 높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백승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동트기 전부터 인력시장은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올해 예순여덟인 김령호씨도 매일 이곳을 찾습니다.
[김령호 (68)]
″일주일 나왔는데 한 번이나 (일을) 갈지 말지에요. 여기도 나이 제한을 받죠.″
꼭두새벽부터 인력사무소를 6곳이나 돌았는데도 결국 허탕입니다.
아무래도 젋은 축을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김령호 (68)]
″그 기초연금 가지고는 뭐‥난방비도 모자라지 일이라도 좀 했으면, 저한테는 그게 제일 바람이랍니다.″
고되고 힘든 건설 일용직인데도 구직자 상당수는 머리가 희끗한 노인들입니다.
[건설 일용직 노동자 (음성변조)]
<66이시면 여기 계신 분들 중엔 나이가 많으신 편이세요?>
″더 많은 사람도 있죠 80세 노인도 많지. 나이 많은 사람 많아.″
우리나라 노인의 고용률은 OECD 평균의 두 배.
하지만 노인 소득 빈곤율은 OECD 평균의 3배에 달합니다.
노후대비가 안 돼 일을 해야 하는데, 일자리를 잡아도 빈곤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얘기입니다.
[박용문/인력사무소 관계자]
″밥 두 끼 해결할 수 있고 그다음에 일당을 벌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더 나오는 거죠. 연세가 있어도.″
정부 지원을 받는 서울의 한 노인 일자리 사업.
TV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시니어 모델부터 ″가소 가소 얼렁 가소. 한 많은 세상.″
방향제 만드는 일까지 다양하지만, 역시나 상당수는 단기성 일자리를 연장 계약하는 식으로 운영됩니다.
이마저도 인기가 많고 경쟁이 치열해 구하기도 어렵습니다.
[유정순 (70)]
″여기 오는 날 신나요. 신바람이 나서 집에서 준비하고 이렇게 오는 것도 재미있고 회원님들 만나서 얘기하고 이렇게 만드는 것도 자체가 재밌고 행복해요.″
지난해엔 사상 처음으로 60살 이상 취업자 수가 40대 취업자 수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노인 일자리의 숫자뿐 아니라 질을 높이기 위한 사회적 고민도 필요한 시점이 됐습니다.
MBC뉴스 백승우입니다.
영상취재 : 손지윤, 한재훈 / 영상편집 : 김민지